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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떠난 의협 '입' 주수호 前 공보이사
[ 2003년 05월 02일 13시 47분 ]
"짧은 기간 쉽지 않았지만 언론에 의료계 모습을 정확히 알리려고 노력했던 것이 보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아요"
주수호 의협 전 공보이사
[사진]
가 1년5개월의 공식적인 의협 '입' 역할을 마치고 의사 주수호로 돌아갔다. 그는 늦어도 이 달 병원 문을 다시 연다. 공보이사 시절 그의 양손에 쥐어졌던 핸드폰(주로 기자들 통화용) 대신 외과의로서 청진기와 메스를 잡게되는 것이다.
그가 의협 공보이사를 떠나게 되자 의협 내부는 물론 외부(기자 포함)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인간적 측면도 있지만 대언론 첨병으로서 그가 보여준 열정때문이 아닌가 싶다. 상대적으로 그 동안 의협의 언론관계가 미약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주 前 이사는 2000년 의쟁투 대변인 시절을 거슬러 언론과 인연을 맺었다. 의사, 특히 칼잽이 답지 않은 능란한 화술에 깔끔한 용모는 사이버상에서 떨친 필력과 필명만큼이나 튀었다. 결국 신상진 前 회장과 한 배를 타면서 치열한 전선에 뛰어들었다.
신 회장이 직선 회장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언론 활동이 시작됐다. 그가 공보이사로 재직한 시기는 의료계가 과거 수십년간 겪지 못한 언론과의 파란만장한 시기였다. 언론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국민과의 관계도 당연히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도를 닦는 심정'으로 차분히 언론을 이해하면서 접촉하고 설득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하루에도 수십통 이상 울려대는 기자들 전화에 초지일관 같은 이야기를 수십번씩 반복했다. 지치고 짜증날 법도 했지만 그는 톤하나 변하지 않고 막판 친절한 인사도 빼놓지 않으면서 기자들을 철저히 '고객'으로 대하는 프로정신을 발휘했다. "쉽지 않은 일이죠. 매번 똑 같은 이야기를 수십번씩 하는데 어디 쉽겠어요" 그의 모습을 지켜본 한 의협 직원의 느낌이었지만 많은 의협 직원들의 공통된 정서다.
속주스타일인 그는 잦은 술자리를 갖고 의협 공보이사로서 또한 독자로서 나아가 의사로서 일선 기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친분이 쌓여지면 그 만큼 의료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새벽퇴근이 다반사였던 것은 피할 수 없는 일. 술값이 많이 들어 고민이 늘기도 했다. 그가 공보이사 시절 차를 몰고 다니지 않은 것도 이런 연유에 기인한다.
그의 핸드폰에는 100여명 이상되는 기자들의 전화번호가 입력돼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주 前 이사가 사적인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접촉하는 측면에서는 의협 직원들도 공히 인정한다. 한 일간지 기자는 "지나치게 의료계 입장을 대변했지만 그래도 논리가 정연했다"고 긍정적인 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근 귀거래사를 부탁하는 기자의 말에 웃으며 "특별한 게 없어요"라며 말 끝을 맺었다. 거듭 재촉하자 고민 끝에 "기자들이 자꾸 바뀌는데 보건의료계 상황을 잘 모르는 기자들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말해 그 동안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는 그 만큼 언론이 아직 의료계 상황과 사정에 대해 피상적임을 암시한다. 앞으로 의료계의 대언론, 대국민 홍보는 갈수록 중요해진다. 의협의 대언론 패러다임의 변화 계기를 만든 주 前 이사의 활동이 김재정 새 집행부에서도 밑천으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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