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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산별교섭 관심 고조…갈 길 아직 멀어
[ 2003년 05월 07일 11시 19분 ]
"오늘 내리는 이 비가 병원 노사간 산별교섭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는 것인지, 아니면 촉촉한 단비가 될 것인지…"

7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임단협 산별집단교섭을 위한 노사 실무간담회는 사회를 맡은 전국보건의료 관계자가 날씨를 화두로 의미심장한 인사말을 건네며 시작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고려대, 이대, 경희대, 단국대, 아주대, 동국대, 조선대, 전북대, 서울아산병원 등의 주요 대학병원 및 대형병원, 중소병원을 포함 40여개 병원에서 행정부장 등 실무 담당자가 참석했다.

지난달 29일 열렸던 병원노사간 상견례에 20여 병원의 병원장과 실무담당자들이 참여한 것에 비하면 병원사용자측의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양한 특성 무시한 산별교섭 도입에 회의적"

간담회에 참석한 병원 관계자들은 지난번 상견례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처음 실시되는 산별집단교섭에 대해 낯설어 하는 동시에 과연 실현가능한지 의문을 갖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지역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산별교섭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100여개가 넘는 병원들이 모두 다양한 특성을 지닌 상황에서 과연 산별교섭이 가능한지 회의적”이라고 병원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간담회에 참석한 상당수 병원 관계자들이 올해 보건노조가 산별교섭을 추진하는 것에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립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산별교섭에 합의한 이래 그동안 병원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었다”며 “따라서 병원 내부적으로 산별교섭의 의미와 향후 참여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측 참석자들은 산별교섭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보건노조 산하 150여개 소속 병원들이 한꺼번에 집단교섭을 벌이기보다는 국공립병원, 사립대병원, 중소병원등 각 특성별로 교섭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각 병원 특성별로 임단협 교섭에 대해 상당한 시각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따라서 특성별, 혹은 지역별로 병원들간에 의견을 조율한 후 다시 노사간담회 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산별교섭, 더디 가더라도 올해 반드시 쟁취"

보건노조는 이날 간담회에서 산별교섭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보건노조측은 ”병원사용자측이 대표단체 구성 등을 위해 서로 의견조율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줄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임단협은 반드시 산별교섭을 통해 이뤄낼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보건노조는 현 정부가 노사정책에 있어서 산별교섭을 도입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또한 금속노조 등이 산별교섭을 이뤄내는 등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데 자신감을 얻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보건노조는 병원사용자측을 무조건 압박하기보다는 여유를 두고 단계별로 산별교섭을 진행시겨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간담회 참석자들이 제시한 특성별 산별집단교섭 방식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건노조의 한 관계자는 "보다 효율적인 교섭 진행을 위해 전체 산별교섭에 앞서 각 특성별 병원 노사간 의견조율을 거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며 "그러나 보건노조와 전체병원간 산별집단교섭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예정된 두 번째 산별집단교섭 상견례 이전까지 각 병원들이 어떠한 사전조율을 가질지 또다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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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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