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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 임단협, 병원사용자 대표단 구성 촉각
[ 2003년 05월 08일 14시 21분 ]
"산별교섭, 노조는 저만치 앞서 있고, 병원은 뒤쳐져 끌려가는 듯 하고…."
지난달 29일 전국보건의료노조와 병원장들간 산별집단교섭 상견례
[사진]
를 기점으로 시작된 병원계 임단협이 '산별교섭'을 둘러싼 병원 노사간 인식의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처음 적용되는 산별교섭은 예전처럼 각 병원노사간 임단협 협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노조측 대표와 사용자측 대표가 만나 임금과 근로조건을 한꺼번에 결정하고, 이를 다른 병원에 적용하는 교섭 방식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각 병원들에 산별교섭 채택을 강력히 요구했고, 이를 통해 전국 63개 병원으로부터 산별교섭에 참여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막상 산별교섭에 들어가자 각 병원들이 서로 '눈치보기'를 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데다, 산별교섭이 향후 병원 노사 관계에 불러올 파장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3차례에 노사간담회 및 상견례가 진행됐지만 병원사용자측의 참여율은 저조한 편이다.
무엇보다 산별교섭을 진행하는데 있어 최대 걸림돌은 병원 사용자측의 대표단체가 없다는 점이다.
▲병협 나서야=
보건의료노조는 가급적 병협이 사용자 대표단체로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즉, 산별교섭에 참여하는 각 병원들이 병협측에 교섭권을 위임하고, 이를 근거로 병협이 보건의료노조와 교섭을 벌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병협은 보건의료노조의 이 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병협의 한 관계자는 "중소병원 위주로 구성된 병협이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등 병원계 전체를 대표하기는 힘들다"며 "특히 각 병원들이 산별교섭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병협이 산별교섭의 대표단체로 나설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병협측은 특히 노사교섭에 대한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산별교섭에 나섰다가 병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크다.
그러나 만일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한 방안처럼 각 병원에서 병협측에 교섭권을 위임하고 산별교섭의 대표단체로 나서주기를 요청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난달 열렸던 상견례에서 일부 병원장들은 "보건의료노조가 병원협회와 지속적으로 산별집단교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더욱이 병협이 현재 관련법 개정을 통해 법정단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병원노사가 교섭에 팔짱을 끼고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병원 특성별·지역별 대표단 구성=
보건의료노조는 병협이 대표단체로 나서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방안으로 집단교섭에 참가하는 병원중 지역별 혹은 특성별로 대표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50여개에 달하는 병원들이 한꺼번에 산별교섭에 참여하기 보다는 각 지역별로, 혹은 국공립대병원, 사립대병원, 중소병원 등 병원특성별로 대표단을 구성, 병원들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보건의료노조와 교섭을 벌
이는 것이다.
특히 국내 각 병원들이 저마다 규모가 다르고, 운영주체나 설립목적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원 특성별로 대표단을 구성해 산별교섭을 벌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까지 열렸던 상견례나 실무자간담회 자리에서도 병원특성별로 대표단을 구성해 교섭을 벌이자는 의견이 빈번했다.
보건의료노조측도 "병원장들이 교섭권을 위임하지 않는 이상 병협이 무작정 나서는 것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이후 산별집단교섭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병원 특성별 교섭을 비롯해 교섭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향후 전망=
현재 서울 지역의 경우 사립대병원을 비롯해 각 병원들간 산별교섭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잦은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섣불리 나섰다가 다른 병원으로부터 비난을 들을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눈치보기를 거듭해 대표단체를 구성하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건의료노조는 각 지역별, 지부별로 병원측의 참가를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오는 13일 예정된 산별교섭 상견례에 병원장이 참가하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병원 사용자측의 대표단체가 구성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결국 노조에서도 예년처럼 강경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병원계 산별교섭 관심 고조…갈 길 아직 멀어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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