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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인터넷 익명성 폐해 악용한 의사 자살소동
[ 2003년 06월 01일 13시 22분 ]
심평원 실사를 받고 그 휴유증 때문에 자살하겠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던 의사가 다시 "이번 글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본 심평원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는 자살소동을 벌인 이 의사가 지난달 30일, 31일 두차례에 걸쳐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의 '나도한마디' 코너에 "심평원 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사과의 글을 올린 것이다.

이 의사는 "자신은 심평원의 현지조사를 단한번 받은 적은 있으나, 조사가 당초 올렸던 유서처럼 그렇게 강압적이지 않았고, 진료도 방해하지 않았는데 괜히 죄인인양 스스로 행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사도 유서에서는 3일동안 실시됐다고 했으나 사실은 하루밖에 받지 않았다"며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소심한 성격 때문"이라고 뒤늦게 사과했다.

아울러 "자신의 이름을 실제로 드러내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만, 약하고 두려운 마음에 그러지 못함을 용서하라"며 "다시한번 심평원 직원들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이 의사는 밝혔다.

그러나 '마지막 의사'란 타인의 아이디로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해 심평원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킨 것은 물론,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일하고 있는 심평원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마음에 상처까지 안겨준 이번 파문을 한낱 해프닝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있지도 않은 일을 가상으로 꾸며 한 기관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번 파문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앞으로 이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의협도 이번 파문이 의료계로 급속 확산되자 그 진위여부도 파악하지 않은채 복지부와 심평원에 실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책을 요구했던 일도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특히 의협은 이 개선책에서 진료시간내 실사금지라든지, 실사전 미리 요양기관에 실사협조요청서를 발급할 것 등 설득력없는 것까지 주장해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는 의료계가 되자고 했던 얼마전 약속이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인식마저 낳고 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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