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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판독료 부당이득, 걸면 걸린다"
[ 2003년 06월 03일 10시 31분 ]
최근 심평원 현지조사과정에서 일부 의료기관이 영상진단 판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독료를 받은 사실이 적발되면서 병원들이 대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병원들은 진방전문의가 절대 부족해 판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걸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K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내 미판독 필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중"이라며 "심평원 현지확인심사에 대비해 최대한 자료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병원측도 "미판독 필름량이 워낙 방대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지만 심평원 의지에 따라서는 병원에 상당한 타격이 올 수 있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메디가 2일자로 '판독않고 판독료 청구한 병원 적발' 기사를 내보낸 뒤 본지에도 적발된 병원이 어디냐는 문의가 쇄도해 이같은 병원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본지 확인결과 심평원 현지확인심사 과정에서 지방의 W대병원과 서울의 S병원이 판독지를 비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독료를 청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들 병원의 경우 그간 청구분에 대한 환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영상진단을 하는 대부분의 병원이 이들 적발된 병원과 사정이 비슷하다는 것이 심평원과 병원계의 일치된 시각이어서 현지확인심사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미판독 필름에 대한 판독료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억대'에 달하고, 촬영료와 판독료가 분리된 올해 1월부터 계산하더라도 4천만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했다.

S대병원측은 "국내 최상급 대학병원조차도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대부분 병원들은 진방과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해 심평원이 마음만 먹으면 적발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방사선학회 관계자는 "진방과 전문의와 수련의 상당수가 병원을 떠나면서 교수들까지 당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판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간 학회에서 판독료를 부활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지만 의료계가 이를 외면한 채 촬영료와 판독료를 통합한 결과 진방과 인력난을 자초했고, 이로 인한 후유증이 지금부터 나타나게 된 것"이라며 "정부의 실정과 의료계의 밥그릇싸움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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