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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공단, 요양급여비 환수 수위조절 시급
[ 2003년 06월 04일 14시 34분 ]
최근 한 내과개원의는 공단으로부터 야간진료 가산료에 대한 부당청구 혐의로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중 2000만원 상당을 자진납부 명목으로 환수를 강요 당하고 있다. 또 얼마전 한 의사는 현지확인심사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 자살하겠다는 유서를 인터넷에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공단과 심평원의 각종 조사강화로 요양기관과 진료의 주체인 의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주름살만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싫든 좋든 건강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환자를 보고 그 대가를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청구하면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해 가위질 당하고, 또 공단의 사후관리로 이미 지급된 진료비까지 환수 당하는 실정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단의 요양기관에 대한 사후관리 실태를 5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주]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3회] : 공단, 요양기관 재산 몰 수 가능한가 ?
[4회] : 공단의 자료요청권, 진료권 침해 실태
[5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 '비리의 온상' 의혹

최근 건강보험공단 모지사의 직원 4명은 서울의 한 내과의원을 방문, "수진자 3000명에게 진료내역을 조사한 결과, 부당청구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동안 진료했던 환자 약 350명의 진료차트를 제출토록 요구했다.

진료차트를 확인하고 돌아간 공단지사는 며칠 후 해당 의원에 총 1만여건에 달하는 야간진료 자진신고내역을 보여주며 2천만원 상당의 환수금을 자진납부할 것을 통보했다.

당시 이 내과의원 K모원장은 공단 직원으로부터 "명예나 금전적인 면에서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회유를 받고, 자진신고 확인서에 서명도 했다.

하지만 공단 직원은 며칠후 다시 와서 과거 3년동안 진료한 시간외진료를 모두 부당청구한 것으로 보고 2천만원의 환수액을 요구한 것이다.

또 얼마전 한 안과의원도 심평원 심사를 거쳐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으나, 공단으로부터 6개월분에 대한 진찰료를 환수하겠다는 통보를 뒤늦게 받았다.

당시 공단의 환수 이유는 재진환자를 초진환자로 청구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공단은 심평원의 심사가 끝나 이미 요양기관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에 대해서도 사후관리 측면에서 수진자조회를 통해 부당청구한 금액은 환수하고 있다.

건강보험법 제52조(부당이득의 징수)에 따르면 공단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자 또는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해 그 급여 또는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공단의 이 권한이 당초 주어진 권한보다 더 남용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수진자 조사결과, 환자의 요양급여일수 초과라든지 요양기관의 허위청구 등 명백한 부당청구에 대해서는 보험자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한이다.

그러나 이처럼 명확한 위법사항이 아닌 심사기준과 관련된 청구건이라든지 해석상 다툼의 소지가 있는 건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환수해야 함에도 불구, 공단은 자의적인 판단으로 환수조치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심평원이 이미 요양급여비용을 심사하는 독립기관으로 분리돼 있고, 심사업무를 하도록 제도화돼 있는 상태에서 공단이 심사기준을 넘나드는 판단을 한다는 것은 기관간 업무분장에 혼동과 중복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에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부분에 대한 공단의 역할구분이 법규상으로도 불명확하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83조에 공단은 사후관리 측면에서 요양기관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그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규정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에대해 법규 담당자들은 요양기관의 위법사항이 누가봐도 인정할만큼 명확할 때는 공단의 자의적인 환수조치가 타당하지만, 심사기준에 관련되는 사항이라든지 다툼의 소지가 있는 건은 공단 자의적인 판단보다는 공식절차를 밟아 처리해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의료계와의 마찰도 대부분 이 것이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의료계는 절차를 무시한 채 공단이 자의적이고 임의적으로 판단해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환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의 알권리 확보와 의료기관의 부당청구를 막기 위해 보험자인 공단은 법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요양기관에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단순한 부당청구건이 아닌 금액이 많다든지 심사기준 등과도 밀접히 연관돼 다툼의 소지가 있는 건은 공단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감하고 다툼의 소지가 있는 부당청구건은 공단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 복지부에 실사를 의뢰해 요양기관의 부당청구가 확인되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 조치가 부당할 정도로 도가 지나칠 경우 이에대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며 "요양기관도 정당하고 떳떳하다면 언제든지 공단의 환수조치에 이의신청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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