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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병원 '조선족 부인둔 말기암환자' 고민
[ 2003년 06월 06일 00시 00분 ]
"앞으로 2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원자력병원이 췌장암 말기의 한 환자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원자력병원의 애를 태우고 있는 이는 바로 올해 38세의 최충렬 씨다.

최씨는 최근 방송과 신문보도를 통해 국내에 불법체류중인 중국동포 오춘화씨와의 눈물겨운 결혼식 사연이 소개된 바 있다.

지난 2001년 1월에 만난 이들 부부는 최씨 집의 반대를 무릅쓰고 같은 해 7월 동거에 들어갔지만 남편 최씨가 그만 지난 4월 원자력병원에서 췌장암 말기로 2∼3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이들 부부 사이에 현재 4개월 된 딸 다연양이 있다는 것이다. 최씨의 부인 오춘화씨는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만일 최씨가 사망할 경우 오씨와 딸 다연양은 강제추방 될 상황에 놓여있다.

다행히 이들 부부는 서울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와 법무부의 도움으로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마쳐 앞으로 2년만 지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국적법상 오씨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혼인신고 뒤 2년간 결혼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남편 최씨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최씨가 2년 안에 사망하면 오씨의 국적 취득은 불가능해지고, 이들 모녀는 강제추방될 수 밖에 없다.

이들 부부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원자력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 류성렬 박사는 남편 최씨에게 사이버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류 박사의 제안을 전해들은 심윤상 의학원장 역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물론 최씨의 사이버나이프 수술에 소요되는 800여만의 비용도 병원측이 부담키로 했다.

일단 최씨가 사이버나이프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그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최씨의 CT촬영사진이 필요하지만 퇴원할 당시 필름을 모두 가져가 버린 상태.

최씨는 내원 당시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CT사진을 가져왔다.

결국 이 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미숙 과장이 최씨에게 연락해 이 같은 뜻을 전하고 이번 주에 CT촬영사진을 가지고 내원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오늘(5일) 부인 오씨로부터 "남편의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방문할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병원은 오씨에게 남편의 CT촬영사진만이라도 가져올 것을 전했지만 현재 최씨의 CT촬영사진이 시댁에 있어 그마저도 가져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다급해진 병원은 오씨에게 다시 연락을 취해 결국 다음주 목요일에 최씨가 직접 CT촬영을 하러 내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병원 관계자는 "최씨가 사이버나이프 수술을 받더라도 얼마나 생명이 연장될지는 알 수 없다"며 "그렇더라도 최대한 병원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최씨의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키려는 병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될지 그저 안타깝게 지켜볼 뿐이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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