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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절차무시 급여비 환수는 재산몰수
[ 2003년 06월 06일 14시 55분 ]
최근 한 내과개원의는 공단으로부터 야간진료 가산료에 대한 부당청구 혐의로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중 2000만원 상당을 자진납부 명목으로 환수를 강요 당하고 있다. 또 얼마전 한 의사는 현지확인심사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 자살하겠다는 유서를 인터넷에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공단과 심평원의 각종 조사강화로 요양기관과 진료의 주체인 의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주름살만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싫든 좋든 건강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환자를 보고 그 대가를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청구하면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해 가위질 당하고, 또 공단의 사후관리로 이미 지급된 진료비까지 환수 당하는 실정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단의 요양기관에 대한 사후관리 실태를 5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주]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3회] : 공단, 절차 무시한 요양기관 재산몰수 가능?
[4회] : 공단의 자료요청권, 진료권 침해 실태
[5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 '비리의 온상' 의혹
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즉 요양기관에서 명백한 위법을 저질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을 때는 청구한 내용 자체가 '원칙적으로 무효'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기간에 관계없이 과거의 요양급여비까지 소급해서 환수할 수 있다.
그러나 요양기관과 다툼의 소지가 있거나, 초진 또는 재진이냐, 시간외진료수당 등 심사기준과 관련된 사안은 법적인 절차를 거쳐 환수해야 한다.
건강보험법상 제76조 2항에 따르면 "요양급여비용 및 요양급여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등에 관한 심사평가원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공단 또는 요양기관 기타의 자는 심평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의신청은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이내에 문서로 한다"라고 돼 있다.
즉 공단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심사평가원 처분이 있는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재심사를 의뢰하거나, 복지부에 심사청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현재 공단은 90일 이내의 환수건에 대해서는 심평원에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러나 90일이 지난 환수건은 심평원에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법적인 효력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이의신청 자체가 기각당하고 만다.
문제는 공단이 90일이 지난 환수건에 대해서는 심평원에 이의신청 절차를 밟지도 않고, 요양기관을 상대로 직접 환수조치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단은 법적으로 보장된 부당이득 징수권으로 요양급여비를 환수하기 위해서는 해당 요양기관에 의견진술권 및 이의신청권도 부여해야 하기 때문에 법적인 절차가 번거롭고 까다롭다.
공단이 이를 피하기 위해 쓰는 방식이 있다. 요양기관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때 '부당이득징수'란 용어 대신 '자진신고'란 용어를 빌려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는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요양기관이 자진신고한 것처럼 하면, 부당이득을 징수한 것과 달리 소급적용 기간에도 문제될 게 없고 요양기관 스스로 납부한 것이 되기 때문에 공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게 된다.
공단이 이 처럼 편법을 사용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는 공단에 부당이득 징수권한은 주어져 있지만, 부당이득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공단은 건강보험제도의 보험자로서 계약의 한 당사자이지 부당이득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부당이득 여부의 판단권한은 국가나, 법원만이 갖고 있다.
예를들어 민법상에도 계약의 한쪽 주체가 상대방으로부터 임의적으로 채무를 빼어올 권한은 없다. 계약불이행으로 채무를 변제받기 위해서는 법원에 신청해서 법원이 채무변제를 이행토록 한 후 이를 변제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일 법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채무를 뺏어올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논리와 똑 같다.
또 공단이 부당이득인지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복지부장관만 갖고 있는 실사권을 갖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상에서는 요양기관에 자료제출 요구권만 갖고 있는 상태이며, 공단 정관(제44조, 자료의 제공요청)에는 "확인이 필요할 경우 현지출장을 통해 확인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됐다.
또 복지부 실사에서 부당한 것으로 판명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때에도 부당이득으로 확인된 한건 한건에 대해서만, 환수조치가 가능하지 일괄적으로 소급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단은 부당이득 판별권한도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 자진신고 명목으로 요양기관에 과거 3년동안 진료했던 부분까지 일괄 소급해서 환수조치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법률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부당이득 판별권한도 없는 공단이 과거 3년동안 진료분까지 소급해서 요양기관으로부터 일괄적으로 환수조치하는 것은 일종의 재산몰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련기사]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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