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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자료조사, 진료권 침해 소지 높아
[ 2003년 06월 08일 14시 30분 ]
최근 한 내과개원의는 공단으로부터 야간진료 가산료에 대한 부당청구 혐의로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중 2000만원 상당을 자진납부 명목으로 환수를 강요 당하고 있다. 또 얼마전 한 의사는 현지확인심사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 자살하겠다는 유서를 인터넷에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공단과 심평원의 각종 조사강화로 요양기관과 진료의 주체인 의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주름살만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싫든 좋든 건강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환자를 보고 그 대가를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청구하면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해 가위질 당하고, 또 공단의 사후관리로 이미 지급된 진료비까지 환수 당하는 실정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단의 요양기관에 대한 사후관리 실태를 5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주]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3회] : 공단, 절차 무시한 요양기관 재산몰수 가능?
[4회] : 공단의 자료요청권, 진료권 침해 실태
[5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 '비리의 온상' 의혹
다음 글은 시간외진료를 부당청구 했다는 이유로 최근 공단으로부터 지난 3년간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중 약 2000만원 상당을 환수당할 위기에 처한 서울의 한 의원이 지난달 15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올린 고충민원신청 글 중 일부분이다.
"저는 1983년부터 서울에서 개업중인 한 의원의 K모 원장입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하는 이유는 건강보험공단 ㄷ모지사에서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간 의원 내원환자중 약 3000명을 직접 방문해 조사했고, 지난 4월8일에는 약 355건의 진료차트도 확인해 갔다"
"뭐가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때문에 조사를 받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4월9일 해당 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조사경위나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채 협박 및 공갈(?)로 자신들이 하는 일에 협조하라고 했다"
"4월22일 지사의 한 직원이 찾아와 저 자신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자진신고 확인서를 쓰도록 해 이에 응했다"
"이후 5월6일 이 직원이 다시 내원해 2000년 8월∼2003년 1월까지 시간외진료한 것 모두를 적용착오로 처리할 것을 종용하자, 이를 거부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공단 지사는 아직까지도 이에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이 글에 따르면 공단이 수행하고 있는 요양급여비 환수절차가 요양기관 입장에서 얼마나 큰 손해를 입히는지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또 "3000명의 내원환자에 대한 공단의 방문조사로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크게 손상 받았고, 자신 또한 자부심과 명예심에 크게 상처받아 진료의욕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사와 환자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이는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엄연한 진료권 침해로 이러한 부당한 조사방법을 신고한다"고 고발하고 있다.
이와관련 이 의원의 한 관계자는 "시간외진료에 대한 가산율 적용 문제점을 발견하기 위해 공단은 원장의 출근상태까지 암행조사했고, 조사팀 직원들은 병원을 방문해 자신들의 견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개월동안 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환자는 무려 35%나 줄었고, 앞으로도 얼마나 이 건으로 스트레스 받을지 생각하면, 더 이상 의사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공단은 정관에 요양기관으로부터 신고 또는 제출받은 자료 등에 확인이 필요할 경우 현지출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공단은 이 규정과 함께 보험급여 관리는 자신들의 고유업무라는 점을 들며 요양기관에 대한 현지조사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공단은 건보재정 파탄과 관련해 보험자 역할 강화문제가 거론되면서 보험재정 관리 및 보호 등을 이유로 요양기관에 대한 실사권 이양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공단은 작년 6월 개최된 '통합이후 보험자 역할 재정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공단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10대 실천과제중 '급여심사기능 보완 및 현지조사업무 수행'을 내년(2004년)까지 추진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공단이 현지조사에 참여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현지조사권은 요양기관에 대한 우월적 지위에서 행사되는 공권력으로, 그 결과에 따라 과징금 및 업무정지 처분이 따르기 때문에 감독기관인 복지부장관의 고유권한이라며 강력 반대하는 실정이다.
또 건강보험법상 공단과 요양기관은 수가계약을 체결하는 대등한 당사자로서 만일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보험자로서 공단이 현지조사에 참여할 경우 보험자 입장에서 관련기준을 해석하고,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의료계는 공단이 요양기관에 대한 현지조사에 참여한다면, 요양기관도 복지부의 공단 감독기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현지조사, 즉 실사는 조사결과에 따라 사법처리도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나가는 것"이라며 "따라서 실사는 요양기관에 들어가 진료권을 침해하더라도 조사를 벌일 수 있는 국가의 권한이지만, 진료권 보호라는 원칙을 감안해 매우 신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실사 권한도 아닌 자료요청권한만 갖고 있는 공단이 요양기관에 자료조사 하러 나가는 것은 더욱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며 "공단의 자료조사도 요양기관의 진료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미리 충분한 근거와 혐의가 확보되지 않는 한 조사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회] : 공단, 절차무시 급여비 환수는 재산몰수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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