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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기관 자료확인권=복지부 직무유기?
[ 2003년 06월 09일 14시 56분 ]
최근 한 내과개원의는 공단으로부터 야간진료 가산료에 대한 부당청구 혐의로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중 2000만원 상당을 자진납부 명목으로 환수를 강요 당하고 있다. 또 얼마전에는 한 의사가 현지확인심사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 자살하겠다는 유서를 인터넷에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공단과 심평원의 각종 조사강화로 요양기관과 진료의 주체인 의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주름살만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싫든 좋든 건강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환자를 보고 그 대가를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청구하면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해 가위질 당하고, 또 공단의 사후관리로 이미 지급된 진료비까지 환수 당하는 실정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단의 요양기관에 대한 사후관리 실태를 5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주]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3회] : 공단, 절차무시 요양급여비 환수 재산몰수?
[4회] : 공단의 자료요청권, 진료권 침해 실태
[5회] : 공단 요양급여비 환수 '명확한 제도정비' 시급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기본적으로 가입자(국민) 공급자(요양기관) 보험자(공단, 시도)의 3자간 계약으로 출발한다.

이에따라 보험자인 공단은 공급자인 요양기관과 계약의 한 당사자로서 대등한 위치에 있을 뿐아니라 보험료를 가입자로부터 징수해 관리·운영하는 가입자의 대리인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이 업무처리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을 경우 요양기관의 적정의료를 제대로 제공토록 유도하기보다는 보험재정 보호에만 치우칠 우려가 있다.

공단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 미비로 인해 요양기관과 공단간 마찰의 소지를 앉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로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단은 제도적으로 실사권(현지조사)이 없음에도 불구, 요양기관 입장에서 실질적인 실사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기능을 그동안 관행적으로 행사해오고 있다.

요양기관은 복지부로부터 실사를 받고 과징금이나 업무정지등 행정처분을 받는 것이나, 이미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다시 환수 당하는 과정에서 받는 치명적 손상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요양기관이 실사를 받거나, 공단으로부터 자료확인조사를 받게 될 경우 의사와 환자간 신뢰감 하락으로 인한 환자수 격감 뿐만아니라, 의사로서의 받는 치명적인 명예손실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따라 복지부장관만 행사할 수 있는 실사권조차도 신중한 검증이 전제된 후에야 비로소 진행돼야 된다는 데에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공단의 수진자진료내역통보서에 의한 요양기관 자료요청권이 진료권을 침해하고, 법적절차도 무시한채 공단 임의적으로 부당청구로 판단, 이미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는 것은 요양기관의 재산을 몰 수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파탄으로 인해 보험자 기능강화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들이 더욱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데 한가지 문제점을 더 지적할 수 있다.

이는 다름아닌 복지부의 직무유기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법적으로 실사권을 갖고 있는 유일한 기관이며, 파탄난 건보재정을 어떻게든 보존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매년 실사를 통해 요양기관의 적정진료 여부를 확인하는 기관수는 전체 약 6만여개중 1% 수준 내외에 불과, 부당 및 허위청구로 인한 재정누수를 막기에는 역부족하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사를 통해 요양기관으로부터 환수한 부당 및 허위청구액은 약 6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공단측이 공식적으로 밝혀지는 않고 있느나, 공단 일각에 따르면 수진자진료내역통보 등 사후관리로 요양기관으로부터 환수하는 금액은 실사로 환수하는 금액보다 약 3배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만일 이 금액이 밝혀질 경우 요양기관에 대한 대외적 인식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그 수치가 와전될 수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어찌됐든 공단은 건강보험법 제52조(부당이득의 징수), 즉 사위 또는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자 또는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해 그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징수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거,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불법부당한 행위들이기 때문에 만일 요양기관에 그러한 사유가 있다면 과징금 또는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 공단의 환수권으로 이를 대체하면서 요양기관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복지부의 직무유기로까지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현행 법규의 문제점으로 인해 요양기관들의 부당 허위 과잉청구 등을 근절하지 못하고 계속 이어가는 악순환의 빌미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법적으로 공단의 기능 및 역할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보험자인 공단이 요양기관 현지에 나가서 자료요청을 할 때 어느정도 범위에서 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서부터, 공단 직권으로 부당청구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법적으로 명시화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현행대로 공단이 임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할 경우 언젠가는 법적으로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게 법률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요양기관들도 공단 처분에 이의가 있을 경우 떳떳하게 복지부에 실사를 의뢰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적인 판단을 받는 등 대응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행처럼 자진신고 형식으로 처리하는 실태는 개선돼야 한다.

[관련기사]
[4회] : 공단 자료조사, 진료권 침해 소지 높아
[3회] : 공단, 절차무시 급여비 환수는 재산몰수

[2회] : 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절차 과연 적법한가 ?
[1회] : 공단, 조사·실사 용어 남발 법적하자 없나 ?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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