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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2004년 6월 의료계와 정부 밀월?
[ 2003년 06월 27일 02시 49분 ]
26일 기자가 오랜만에 의협을 찾았다. 진료비영수증, 감기심사원칙 및 이성재 전 의원의 공단 이사장 내정 등 외부 여건이 의협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서 한 관계자에 그 반응을 물었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오늘 의협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봤냐고 반문했다. 무슨 이야기냐고 되묻자 "게재된 내용대로 됐으면 좋겠다"며 희망 섞인 웃음을 띠었다. 그러면서 그는 "상황이 어렵지만 잘될 것이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부연 설명을 했다.

기자가 확인해 보니 이날 올려진 글은 의협 백경열 공보이사의 작품. '이른 더위에 지친 한낮의 꿈'이라는 다소 몽상적인 뉘앙스가 풍기는 2004년 6월1일을 가정한 가상의 독특한 글이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 날 노무현 대통령이 김재정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으며 정부가 건강보험체계를 OECD 선진국 기준에 맞춰 전면 개편한다는 것. 또한 선택분업 도입, 의사 처방전은 1+α로 하고 조제내역서는 2장 원칙, 미국 방식의 병의원내 자체수가를 인정한다는 내용 등을 약속했다.

의료계 자체적인 자율징계권도 인정하고 의료기관이 수입의 30% 범위내에서 국가가 인정한 의료보호 환자를 무료 진료하며 양한방 의료일원화 등도 의료계 뜻대로 추진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김 회장은 노 대통령 면담 후 이 같은 결과를 얻은 데는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단합해서 자신에게 전적으로 대정부 협상카드와 방법을 일임해준데 대해 회원들에 감사를 표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백 이사의 글은 비록 가상적이지만 전반적인 의사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 이상적 내용임에 틀림없다. 오죽하면 근래 의사들사이에서는 "더 이상 나빠질 수 없고 차라리 이렇게 살봐에는 이민 가는 것이 낫다"는 자조적 말이 나돌정도다.

어떻게 이 같은 내용을 올리게 됐냐는 질의에 백이사는 "회원들의 단합을 희망하는 취지에서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계가 단합해서 한 목소리를 내면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이해 사안에 따라 똑같을 수는 없지만 보다 일치된 방향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일장춘몽처럼 느껴지는 그의 글이 현실화될지 비관적 생각이 앞서면서도 의사와 정부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의 틀이 자리잡기를 기대한다면 지나칠까 하는 단상이 들었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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