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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의사 '피임권고' 올바른 '출산문화' 선도
[ 2003년 07월 01일 14시 11분 ]
최근 피임학회가 창립되는 등 '피임'이 명실공히 의학계 영역 내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출산율 감소에 따른 장기 피임 수요 증가와 피임제와 피임약의 다양화, 여성의 삶의 질과 관련해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피임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기 피임에 따른 불임가능성이나 호르몬제 피임으로 인한 유방암 및 자궁암의 위험 증가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제기되며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효용성과 안전성을 거듭하고 있는, 학회 창립을 기점으로 이제 의학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은 '피임'의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는지 그 실태와 문제점들을 짚어봤다.[편집자 주]

[上]'피임'도 이젠 '의학'…피임법 다양화 경향
[中]계속된 '안전성' 논란…피임교육 확대 시급

[下]의사 '피임권고' 올바른 '출산문화' 선도


근래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피임에 적극적인 의사들의 움직임에 의아해 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고전적으로 '아기를 낳는' 산과 진료를 주요 분야로 하는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지 않도록 하는' 피임에 앞장 선다는 것이 고유 진료영역을 저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이다.

또한 이는 최근 출산율 저하로 고민, '출산장려'를 독려하는 정부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피임은 '아기를 낳지 않도록 하는 방법' 일 뿐 아니라 '올바르게 아기를 낳도록 하는 방법'에도 속한다"고 주장한다.

한 산부인과 개원의는 "혼전동거나 결혼후 출산을 미루고 있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어 올바른 피임교육의 부재는 잦은 인공유산으로 이어져 결국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여성의 신체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피임이란 원하는 때에 올바로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률적인 양육비 지원 등을 통해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은 여성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비계획적인 출산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산부인과 의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서울대 김석현 교수와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최근 '피임 교육을 위한 만화책'을 발간했다. 만화책이라는 특성을 살려 일반인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 발간 취지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최영렬 회장과의 일문일답

Q:이미 시중에는 만화로된 피임책이 많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발간된 피임 만화책의 의의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A:이번 피임만화책 발간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피임교육에 적극 나서겠다는 하나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책 발간을 계기로 매달 일만부씩을 발행, 여러 단체나 교육기관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정기적인 피임교육을 위한 일반인 대상 강좌 등도 의사들이 직접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Q:부작용 등의 속출로 팽배한 피임 관련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A:피임약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당시 서구 여성들에 비해 체구가 작은 국내 여성들이 겪은 부작용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피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는 결정적 이유는 의약분업 당시 피임약에 대한 일반약 분류다.

경구용 피임약의 경우 일정시간 매일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도 적고 피임 효과도 높지만 이 같은 교육을 받지 못한채 약국에서 그냥 약을 사먹게 된 여성들이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으면서 피임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 일반화된 것이다.

Q:이번 만화책 발간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것인지.

A:'부작용 없는 피임법은 없다'는 것에 가장 역점을 뒀다. 모든 약에 장단점이 있듯이 피임도 역시 그렇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한번 피임으로 부작용 없는 지속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내용을 꾸몄으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개개인에 맞는 피임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후피임약과 응급피임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사전 피임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했다.

Q:만화책 발간을 비롯해 피임에 대한 교육활동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도 적지 않을텐데.

A:만화책 발간은 한국오가논에서 일부 후원을 해 진행됐다. 물론 피임 교육 자체에 대해 어떠한 수익적 면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올바른 피임문화와 출산문화가 정착이 되면 산부인과가 직면하고 있는 경영난도 반드시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다. 근래의 무분별한 성문화가 결국 비정상적인 출산문화로 이어져 현재의 산부인과 세태로 귀결된 것이라 본다. 많은 산부인과 교수들은 물론 개원의들도 모처럼 이 같은 일에 흥을 내고 있다. 수익과 무관하게 정말 참된 산부인과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 회장은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정말 의사다운 의사로서 살고 싶다" 는 소망을 피력하며 의사, 아니 산부인과의사로서의 피임법 교육에 대한 그의 단상을 소개했다.

최 회장을 비롯 산부인과 의사들의 올바른 피임법 권고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영난 등 직면한 문제를 떠나 의대시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낭독하던 순수함으로 피임 교육을 실천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건강을 생각하는 그들의 믿음이 진하게 와닿았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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