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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협이 다 달라니 대화가 되겠느냐"
[ 2003년 07월 03일 11시 25분 ]
"의협이 사사건건 다 얻으려고만 하니 대화가 되겠느냐"

진료비 계산서에 한해 소득공제를 인정토록 하면서 불거진 연말 업무폭증 우려가 연말정산용 진료비납입확인서를 별도로 신설키로 하면서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의료계가 계산서상 '공단부담금' 삭제를 요구하면서 의-정이 원만한 절충점을 찾는데 실패해 아쉬움이 남는다.

의협이 공단부담금란을 빼야한다는 주장하는 것이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의협은 올해 2월 재정경제부가 법정 영수증을 사용토록 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을 때 병협과 달리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고,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뒤늦게 문제 삼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진료비계산서 서식에서 공단부담금을 삭제한다고 해서 진료비 삭감이나 차등수가 적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병·의원에서 이미 진료비계산서를 발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협이 계산서에서 공단부담금 항목을 빼자고 하면 정부와 국민들은 의료계가 영수증을 주지 않기 위해 명분을 찾는 게 아니냐고 보진 않을까.

특히 의협은 정부와의 협상에서 모든 것을 다 얻겠다는 식의 대응방식을 또다시 드러냈다.

사실 복지부는 재경부가 소득세법 시행규칙을 개정 공포했기 때문에 진료비계산서 문제에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재경부를 설득해 연말정산용영수증을 신설키로 했고, 한발 더 나아가 의료기관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진료비계산서 서식까지 간소화하겠다며 발벗고 나섰다.

병협은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선 결과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해결됐다며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의협은 지나치게 공단부담금란에 집착해 물러설 시기를 놓쳤다.

복지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고, 과거에 없던 진료비계산서를 새로 만드는 것도, 회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의협은 회원들을 설득하지 않고 정부를 겨냥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결국 복지부는 의협이 요구를 거두지 않자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계산서 서식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리도 잃고 정부와의 신뢰에도 흠집을 낸 셈이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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