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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전산심사 도입하면 삭감액 '20억'
[ 2003년 07월 21일 03시 34분 ]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이 밀어붙이고 있는 감기 전산심사제의 이면에는 20여억원에 달하는 보험재정 절감액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일반과 등 5개과 개원의협의회를 중심으로 전산심사 기준을 개선하지 않은 채 내달부터 적용할 경우 심평원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란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전산심사를 반대해 왔다.
더구나 전산심사 적용을 불과 며칠 앞둔 상황에서도 의료계는 ▲구체적인 심사기준을 밝히고 ▲현재의 심사기준이 국내 의료현실을 무시한 기준이기 때문에 심사기준을 개선한 후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임 원장때부터 추진해 온 감기 전산심사제를 신언항 신임 원장도 부임하자마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계획대로 추진할 뜻을 확고히 했다.
신임 신 원장은 간담회에서 "감기 전산심사는 의료계가 반발하더라도 예정대로 오는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라며 "그동안 손해보지 않았던 의료기관도 새로운 제도로 손해볼 수 있다는 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가진 취임식에서 신 원장은 의료계와 관계정립에 대해 "우리는 질병으로 당하는 국민의 신체적 아픔은 물론 경제적 고통을 함께 느껴야 한다"라며 "그리고 환자들과 직접 대면해 그들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보건의료인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 원장은 "국민과 보건의료계의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를 겸허히 경청해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어떠한 점에서 문제점이 연유하는가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신 원장은 한편에서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경청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심평원이 의료계의 주장과 목소리를 무시한 채 감기 전산심사를 강행하는 데는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배경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평원은 지난 5월부터 이달말까지 3개월간을 감기 전산심사제 도입을 위한 계도기간이란 명목으로 심사조정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5월∼7월까지 3개월동안 감기로 인한 보험청구액이 41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의 연평균 조정률은 약 1.4%에 달하며, 감기는 단순질환이기 때문에 심사조정률이 이 평균치보다 낮을 것이란 점을 감안, 조정률을 약 0.5%라고 가정할 때 이 기간동안 심사조정액은 지표심사 기관(60%)을 제외해 약 7여억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심평원은 3개월동안의 이 금액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물론 감기 전산심사제를 도입하면 이 금액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심평원의 백문규 前심사상무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감기 전산심사 설명회에서 "전산심사제 시범운영을 통해 과잉처방으로 적발되는 물량은 전체 청구건수중 약 24%에 달한다"라며 "요양기관 스스로 이를 개선토록 시간을 주기 위해 3개월간 적발건수에 대해 삭감하지 않고 내역만 통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따라 전년동기 보험청구액(4184억원) 대비 감기삭감률 약 0.5%를 대비할 경우 3개월간 삭감액은 약 2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전산심사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3개월간 수억원에 불과했던 삭감액이 전산심사를 도입하므로써 20여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감기 전산심사제는 3일이내 외래진료건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단순진료 청구분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이 수치가 더 낮아질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이와관련 심평원 관계자가 "3개월간 삭감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전산심사를 도입한 후 충분히 이 금액을 보충할 수 있다"고 밝힌 것처럼, 감기 전산심사제 강행 배경에는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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