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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三暮四·환타'…의료계 경영난 신조어 '유행'
[ 2003년 07월 23일 23시 41분 ]
"사오정, 오륙도"......

최근 전 사회적으로 현 세태를 반영하는 이와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사오십대면 정년퇴직', '오륙십대에 무엇인가 일을 하고 있으면 도둑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단어들은 '조기 퇴직으로 인한 고령 인력 구직난'이라는 어려운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의료계에 불어닥친 경영난이라는 한파로 인해 오히려 환자가 많아서 고민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쓴 웃음처럼 오가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와 '환타'가 그것.

조삼모사는 원래 '남을 농락해 자기의 사기나 협잡술 속에 빠뜨리는 행위'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하지만 최근 신조어의 뜻은 이와 다르다. '오전에 30명, 오후에 40명 이상 진료'라는 많은 환자를 진료하던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내는 상징적 의미인 것이다.

한 내과 개원의는 "오전 30명, 오후 40명 환자 진료는 최소 희망치이기도 하다"며 "최근에는 오전에 환자가 한명두 없을 때도 있어 종종 오후부터 진료를 개시하기도 한다"고 힘겨움을 호소했다.

'환타' 역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료수의 이름이 아니다.

소위 의료계에서 환자가 많을 때 사용해오던 '환자를 탄다'는 말의 준말로 이 역시 신조 유행어로 입담에 오르내린다.

특히 시판되는 같은 음조의 음료를 마시면 '환타'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마시면 안된다는 징크스도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 산부인과 개원의는 "어쩔때는 하루에 2~3명 밖에 진료하지 못할 때도 있다"며 "산부인과의 전성기였던 과거를 회상하며 이 같은 이야기들을 종종 나눈다"고 세태를 전했다.

또 다른 개원의도 "오죽하면 '환타'를 마시면 안된다는 징크스까지 거론되겠는가"라며 "우스개 소리로 오가고 있는 이야기지만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 같은 신조어를 입에 올리며 의사들은 과거를 회상, 웃음을 만들어 자위하고 있다.

하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기발한 이 단어들의 이면에는 의사들의 쓰디쓴 한숨이 녹아있는 것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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