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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심평원·의료계, 전산심사 이면계약?
[ 2003년 07월 29일 01시 46분 ]
감기 전산심사제 전면 도입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1일부터는 그동안 지표심사 기관이어서 심사대상에서 제외됐던 의료기관들도 일체의 예외없이 모두 심사대상에 포함되면서 획일적인 전산프로그램에 의해 일제히 심사받고, 심사기준에서 벗어난 처방들은 모두 삭감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일반과 등을 위주로 한 개원의협의회는 '규격화된 진료를 조장한다'라며 전산심사제 도입을 극구 반대해 왔다.

특히 의료계는 최근들어 ▲처방전 2매 발행 ▲소득공제용 진료비 영수증 규격화 ▲중증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상한제 ▲부방위의 내부자고발 포상제 ▲DRG 전면시행 각종 악재들을 만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올초부터 이어져 온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3차기관들을 제외한 대부분 병원급 이하 개원의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에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 주말에 개최된 의협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는 감기 전산심사제 등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의쟁투를 부활시켜,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는 결의문까지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임에도 불구, 감기 전산심사제를 둘러싼 의료계와 심평원간 갈등은 최근 갑자기 사그라지면서 이제는 내달부터 시행이 거의 확실시 돼 버렸다.

이를놓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심평원과 의료계가 모종의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심평원 한 핵심관계자가 "진료는 원칙으로 가는 대신, 의료계는 국가로부터 다른 차원에서 손실을 보전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던진 그 한마디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더욱 궁금해진다.

의료계는 내달 본격적인 전산심사제 도입에 앞서 이달안으로 심평원에서 전산심사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본 후 이상이 없으면 도입에 완전 찬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것인지, 아니면 의료계와 심평원간 모종의 이면계약을 뒤로 한 채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한낱 제스쳐에 불과한 지는 앞으로 시간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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