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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환자들 36억 민사소송·헌법소원 제기
[ 2003년 07월 30일 14시 33분 ]
국내 某제약사가 '혈우병 치료제를 통한 AIDS감염' 사건에 휘말리면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봉착했다.

사건의 단초는 지난해 9월 울산의대 조영걸 교수가 혈우병 치료제 투여 후 AIDS에 감염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논문 발표 이후 에이즈 감염환자들이 모여 문제를 제기했고 의대교수 10여명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가 조사에 착수, 지난 29일 국립보건원에서 최종 회의를 열고 감염경로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혈우병 환자 16명은 지난 3월 모 제약사를 상대로 36억원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여서 이번 조사 결과가 재판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해당 제약사는 에이즈 감염이 외국산 치료제나 수혈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사결과에 대한 불안한 태도를 감추지는 못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단순히 추측이 아닌 충분한 역학적 조사를 통한 결과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사안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환자측 전현희 변호사는 "위원회가 환자에 대한 직접 조사도 없이 조사를 끝내 환자들의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오늘(30일)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환자들의 혈액 채취조차 하지 않는 역학조사가 어디 있냐"며 "조사위원회의 조사의지에 의구심이 생긴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한 "18명의 환자들의 AIDS 유전자가 일치한다"며 "이들이 한 사람과 성관계를 한 것도 아니요, 한 사람에게 수혈을 받은 것도 아니라면 마지막 답은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혈우병 치료제에 의한 에이즈 감염 논란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국립보건원은 10여년 전에도 오염된 혈액제제를 맞은 혈우병 환자들이 집단으로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였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채 조사를 종결지은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벌여온 이번 조사결과 혈우병 환자들이 혈액제제 때문에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해당 제약사는 비난 여론과 함께 엄청난 경영손실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환자측이 관리 소홀에 대해 국가에까지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국립보건원에 정식보고된 뒤 이르면 다음 주쯤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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