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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위한 DRG' 의정 논란 가열
[ 2003년 07월 31일 21시 01분 ]
DRG 지불제도가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실 DRG 문제는 지난 몇 년간에 걸친 시범사업 기간 내내 의료계 내부적으로 쟁점이 됐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적 사항이었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들의 경우 직접 피부에 와닿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복지부가 오는 11월부터 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 DRG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특히 총액계약제 도입과 같은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논의와 맞물리면서 의정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배제할 수 없다. DRG 시범사업에 참여한 병원을 통해 동전의 양면처럼 이 제도가 안고 있는 긍정·부정적인 면을 짚어본다.[편집자주]

[1회] DRG참여 증가 불구 대학병원 냉담
[2회] DRG 실시, 대학병원-전문종합 엇갈려
[3회]"국민 위한 DRG" 논란 가열…醫·政 갈등 비화
[4회] 전문가 찬반 논쟁
[5회] DRG 해법은 없나


醫-政, DRG 논란 치열…"국민 위해" 명분

정부와 의료계 및 학회간에 DRG를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게 일고 있다.

하지만 전면 시행해야 한다는 정부와 선택적, 단계적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학회의 명분은 하나다. '국민을 위해서'라는 점이다.

복지부측은 과잉 진료를 방지,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건보 재정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DRG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학회는 일시적으로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신 의료기술의 적용이 힘들고 중증도 반영이 어려워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 국민에게 저급 의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배치시키고 있다.

또한 산부인과학회와 외과학회, 안과학회, 이비인후과학회 등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4개 학회 이외에도 신장학회 등이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합병증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반발은 내과계 쪽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병원계의 경우도 1·2차 요양기관에서 환자의 치료를 기피, 3차 의료기관의 중증 질환자 집중현상이 발생해 의료사고 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신 의료장비의 도입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한 종합전문요양기관 관계자는 "합병증 등이 빈번한 중증질환자에 대한 치료 기피로 결국 대형 병원에만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DRG 당연 적용은 아직 시기상조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의정 갈등으로 비화…불신의 벽 두터워져

이렇게 점차 논란의 골이 깊어지고 폭이 확대되면서 DRG 당연 적용 문제가 표방하는 바 대로 '국민의 건강'을 위한 논쟁이 아닌 의정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고 있다.

4개 학회와 무관한 한 교수는 "객관적으로 어떠한 식으로든 빨리 DRG 문제를 매듭져야 할 것으로 본다"며 "점점 의정간 공방과 비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상 학회측에서는 이 같은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DRG를 당연 적용하려고 하는 정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현재 DRG를 시범적으로 실시, 활발하게 이를 추진하며 제도에 찬성하고 있는 일부 병원들에 대한 비판도 가하고 있다.

학회의 한 교수는 "건보재정 안정을 위해 국민의 건강이 위해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흘러가서는 안될 것"이라며 "본질이 무엇인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교수도 "현재 활발히 DRG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전문병원들은 중증질환자를 모두 3차의료기관으로 이송하면서 일시적인 편법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정부 측도 마찬가지다. 복지부는 이미 제도 도입 논의가 오래 지속돼 왔으며 지극히 작은 부분에 대한 시범 적용일 뿐인데 이 같이 거센 반발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난감함을 전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분야에 있어서는 질식분만을 제외하는 등 충분히 학회와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발이 지속되는 것은 소위 '밥그릇 싸움'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손해가 오더라도 궁극적인 목적을 보고 이를 감수, DRG를 시행한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중증도에 대한 진료비 추가 산정과 당일 퇴원환자 DRG 적용 등 충분한 보완대책을 수립해 놓은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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