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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동호회 활동으로 생명소중함 깨닫죠"
[ 2003년 08월 08일 12시 03분 ]
경기 불황에 DRG 등 정책적 변화까지 가중돼 올 한여름 의료계는 더욱 덥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가운데 가슴을 선선하게 하는 청량제 같은 소식이 삼성제일병원에서 날아왔다.

최근 병원에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는 동호회 활동에 관한 내용이다. 병원내 동호회 활동은 그 특성에 맞게 여러가지 의료봉사활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의사나 교수들의 직접적 참여는 사실상 저조하다. 바쁜 진료활동 등으로 인해 형식상 이름만 걸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의 동호회 활동은 다소 차이가 있다. 병원측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이 이뤄진다는 것 뿐 아니라 의사의 참여도 활성화돼 있다.

한 동호회 안에서 함께 만나는 의사와 간호사, 직원들간의 유대관계는 진료활동으로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래서 여성전문병원이라는 특성을 제외하고도 이 병원은 어딘가 모르게 따뜻함이 묻어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병원내 동호회 14개 중 '수영사랑회'는 최근 다운증후군 아동들과 함께 수영장을 방문했다. 동호회 회장인 김태진 교수(산부인과)[사진]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가치관 전환'이라는 큰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단순히 몸이 불편한 사람들과 수영장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온 것이 아닙니다. 산전 기형아 검사나 유전자 이상 아동에 대한 유산 문제까지 여러 가지 가치관의 변화를 몰고 온 시간이었습니다"

수영을 가르친 것도 아니다.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물에 발을 담글 기회를 제공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20여년이 가깝도록 수영장에 한번도 와보지 못한 환자들에게는 너무나 큰 경험이고 기쁨이었다.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물론 지체 장애자들이 전문가와 동행없이 물에 들어간다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경험이 그들에게 더욱 큰 의미가 된 듯 합니다"라고 그는 의미를 부여한다.

수영장에서 환자들의 모습은 김 교수의 생각보다 밝았다. 물론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긴 했지만 물 안에서 물놀이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건강해보였다.

김 교수는 "그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연애도 하고 합디다.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저렇게 밝은 얼굴을 가진 저 환자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저하고 만났으면 지금 그렇게 웃을 수가 없었을 텐데....." 라고 말끝을 흐린다.

최근 산부인과 영역에서는 기형아와 유전자 이상 아동의 출산을 막기 위해 산전 기형아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산모의 건강 등을 고려, 상의하에 유산시키기도 한다.

기형아와 유전자 이상 태아의 숫자가 심각할 정도로 증가추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 분야가 잘 발달돼 있는 삼성제일병원에서는 이러한 산모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과연 유전자 이상 아이를 태속에서 지워버린다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아니 그보다도 근본적으로 산전검사를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기회가 됐습니다.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하게 됐어요"

이번 동호회 활동에서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 최고'라는 결론을 얻고 돌아온 김 교수는 정말 바쁘다.

오후 2시까지 오전 외래, 오후 6시까지 오후 외래를 본다. 기존 외래시간보다 1시간이나 넘쳐났다. 그럼에도 짧은 인터뷰 후 그는 또 수술장으로 향했다.

이렇게 바쁜 진료일정 속에서도 그는 더욱 활발히 동호회 활동을 할 생각이다. 진료를 하면서 얻을 수 없었던 새롭고 너무 소중한 경험을 이번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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