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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터넷 의약품 구매실태 '심각'
[ 2003년 08월 11일 20시 53분 ]
한 손에는 신용카드를 들고, 다른 손에는 마우스를 잡고, 인터넷 검색엔진에 단어 몇 마디만 입력하면 수천가지 의약품을 살 수 있다.
여드름치료제는 물론이고 항암제나 발기부전치료제, 심장약까지 반드시 처방전이 있어야 가능한 의약품을 인터넷에서 수백 개의 e-약국을 통해 버젓이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은 합법적 약국의 홈이기도 하지만, 돈을 지불하면 누구에게나 불법으로 약을 파는 많은 약국들의 홈이기도 하다.
인터넷 검색은 처방없이 약을 무제한 공급하는 무수한 사이트를 재빨리 드러내준다. 이 사이트들은 신용카드 정보에 대해서만 묻고, 소비자들에게 10일에서 21일까지 기다려줄 것을 요청할 뿐이다.
일부 사이트는 A에서 Z까지 수백 가지 의약품 목록을 제공하기도 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제제인 아볼론(Abolon)에서 정신분열병치료제 자이프렉사(Zyprexa)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다.
커져가는 인터넷 시장
지난 11일 BBC 뉴스 온라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금년 초 영국 정부의 한 조사는 60만 명 가량의 영국인이 인터넷에서 처방약을 구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에서는 약 100만명이 이런 식으로 의약품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서 처방약을 구입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정확한 숫자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매주 더 많은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그 시장의 규모가 점차 성장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의사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사협회의 조지 라에 박사는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잠재적으로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약물은 잠재적으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고려없이 약부터 먹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인터넷에서 약을 사는 것은 품질을 보증할 수 없어 본질적으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에서 약물을 구입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24세 남자의 어머니는 영국 정부에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 남자는 자살할 당시 23종의 각기 다른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단속에 나섰지만 실효성 적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불법 e-약국을 단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지는 싸움을 벌이는 듯하다.
영국의 경우 의약품을 불법으로 파는 사람은 벌금형과 최고 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법을 지키지 않은 e-약국을 운영한 혐의로 3건의 기소만이 이루어졌을 뿐이다.
영국 의약품ㆍ의료용품 규제당국은 지난 몇 년새 7개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그러나 불법 영업에 대한 보고는 매달 10~15건씩이다. 또 그런 웹사이트는 폐쇄되더라도 금방 부활한다.
세관 및 세무 당국은 공식 증서 없이 우편을 통해 보내지는 의약품을 압수할 수 있다. 또 정확하게 기재되지 않은 의약품도 압수할 수 있다.
당국의 한 대변인은 "그것들은 매일 쏟아져나오는 수천 개의 꾸러미 사이에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실 이 문제는 국제적인 것이다. 각국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 시작했다.
영국 보건부의 한 관계자는 "다른 나라도 공공보건에 대한 위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EU와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힘이 없다"
제약업계에서도 우려는 되지만 힘이 없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영국제약협회(ABPI)의 한 대변인은 "사람들이 의학적 권고 없이 처방약을 복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규제 당국과 협력하고 있으나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규정이 엄격한 나라에서 운영되는 웹사이트는 폐쇄될 수 있지만, 그런 법이 없는 나라에서 운영되는 웹사이트는 너무나 큰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한 웹사이트는 그러한 상태를 "우리는 (제품이) 발송되는 나라의 법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 제품에는 처방전이 필요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러한 물류는 국제적인 협력조차도 실패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라에 박사는 "이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문제"라고 단언하고 "그 상태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를 교육시키는 것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 의약품 구매가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주현기자 jhyang@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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