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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치료제 에이즈 감염여부 발표 지연
[ 2003년 08월 22일 12시 23분 ]
혈액제제 에이즈 감염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해당 제약사와 문제를 제기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유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립보건원에서 최종 회의를 열고 감염경로에 대한 결론을 내린 조사위원회는 이달초 회의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표를 유보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조사의 허술함을 지적한 환자측 주장에 부딪쳐 조사위원회가 신중을 기하느라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언급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 조사 결과가 미칠 파장의 심각성을 예고했다.

환자측 전현희 변호사는 "해당 환자의 혈액 채취도 이뤄지지 않은 조사를 신뢰할 수 없어 조사위원회측에 보다 신빙성 있는 분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또 "과거 사례와 위원회의 허술한 조사를 감안했을 때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며 "환자들의 주장이 묵살되지 않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혈우병치료제 에이즈 감염의혹을 제기한 울산대의대 조영걸 교수는 유전자 검사의 정확성을 제시하며 치료제에 의한 감염을 확실시했다.

조 교수는 "유전자 검사의 경우 99%의 정확성을 보인다"면서 "위원회 구성원들이 에이즈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염경로에 대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해당 업체인 N社는 숨을 죽이며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N사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며 "담담한 자세로 사태 추이를 지켜볼 따름"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N사는 환자들로부터 36억원 상당의 소송을 당한 상태여서 그 누구보다 조사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혈우병 치료제 에이즈감염 논란은 단연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에이즈 약해(藥害) 사건'으로 후생성 보건의료국장이 역사상 처음으로 행정책임 때문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보건의료국장은 비가열 혈우병치료제의 위험성이 예견됐는데도 이를 폐기 처분하지 않아 혈우병 환자를 숨지게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당시 법원은 제약회사와 국가가 감염자에게 4500만엔씩을 지급토록 했다.

80년대 초반 1348명이 혈우병 환자가 수혈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돼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프랑스의 경우 일본과는 정 반대의 면소판결을 내렸다.

프랑스 파기법원은 피고인들이 혈액오염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독살, 살인, 과실치사 및 상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며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에이즈 오염 혈액 피해자 및 가족들은 이에 대해 '법률 실패', '프랑스 사법제도의 수치'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혈우병치료제 에이즈감염 논란의 최정점에 있는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환자들과 해당제약사는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에이즈환자들 36억 민사소송·헌법소원 제기"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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