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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환자와 경희의료원 딜레마
[ 2003년 08월 25일 03시 25분 ]
경희의료원이 "환자냐, 수익증대냐?"를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해 요양급여비 삭감율 순위에서 경희의료원은 전국 종합병원 중 6위를 기록, 경영 전선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삭감율 6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 뒤에는 경희의료원의 말못할 그들만의 사연이 숨겨져 있다.
보험 인정을 받지만 현실성이 결여된 기준으로 타 병원에서 진료를 꺼리는 국내 혈우병 환자 다수가 경희의료원을 찾으면서 삭감율이 계속 치솟고 있는 것.
하지만 의료원은 환자들의 애틋한 사정을 뿌리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작년 의료원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 혈우병 환자 한명의 목숨을 살렸으나 대가는 오히려 10억원 삭감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의료원과 재단 상층부에서는 불만이 제기되는 게 당연. 경영을 무시할 수 없지 않냐는 이야기다. 하지만 의료진은 다른 병원에서 버림받은 환자를 우리마저 내쳐서는 안된다는 '동정론'을 편다.
이 같은 속내를 알리 없는 혈우병 환자들은 경희의료원의 호의를 입소문으로 접하면서 계속 몰려든다. 실제로 서울대, 연세의료원, 경희의료원, 한양대병원 등 전국 10개 혈우병 지정병원 중 경희의료원이 가장 많은 수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혈우재단측 관계자도 "요즘 환자들이 병원에 가면 급여비 삭감을 이유로 문전박대 당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경희의료원은 혈우병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의료원측 관계자는 "혈우병 환자의 진료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삭감율은 20위 밖이었을 것"이라며 "환자의 진료가 병원의 업무라고는 하지만 이윤도 간과할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환자냐, 경영이냐?" 파업 고비를 간신히 넘긴 경희의료원에 이는 또 하나의 심각한 고민거리로 숙제를 던져 주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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