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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병원서 내몰리는 혈우병 환자들
[ 2003년 08월 27일 14시 58분 ]
혈우병 환자들이 점점 병원에서 내몰리고 있다.

일반 병·의원은 차치하고 지정병원 조차도 이들을 문전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혈우병 환자는 "무슨 이유인지 가는 병원마다 진료를 거부한다"며 "희귀병에 걸린 것도 억울한데 사회적 냉대까지 받자니 심한 자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전국 혈우병 지정병원은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적십자병원, 경희의료원. 한양대, 충남대, 경북대, , 전남대, 부산백병원, 전북예수병원 등 총 10개다.

이중 혈우재단 유명철 이사장이 재직중인 경희의료원이 가장 많은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대, 연세의료원, 경북대 등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은 지정병원으로서 체면치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 병원은 "현행 보험기준으로는 혈우병 환자들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현 보험기준에 대한 병원들의 볼멘소리를 억측으로만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올해 한 대학병원의 경우 혈우병 환자 한명을 치료하고 10억원의 치료비가 나왔다. 병원측은 청구를 했지만 삭감 폭이 클 경우 상당한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어 내심 많은 고민을 했다는 전언이다.

애써 환자를 치료하고도 정부로부터 "지나친 지출을 했다"고 질책을 받는 상황에서 병원이 혈우병 환자를 반기는 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한 대학병원측 관계자는 "혈우병 환자 방문시 병원들이 난색을 표하는 상황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얼마전에는 장출혈로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한 병원을 찾았지만 지정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 타병원으로 이송돼 가까스로 생명을 건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환자가 먼저냐, 병원 수익이 먼저냐?"를 상기시켜주는 달갑지 않은 사건이었다.

현행 보험기준의 비현실성으로 인한 혈우병 환자의 피해사례가 속출하자 혈우재단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혈우재단은 최근 보험기준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공문을 심평원에 보내고 보험기준 개선을 위해 병원들과 공조체제를 추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혈우병 환자의 '병원 문전박대 신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보험기준의 현실성 결여는 인정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개선 계획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의사들의 지나친 투약도 문제"라며 "물론 의도적이지는 않겠지만 필요이상의 처방을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과 심평원간 책임전가 싸움의 희생양은 결국 현실의 냉대에 고개를 숙여야 하는 환자들일 수 밖에 없다는 측면서 하루속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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