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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병협, 의료는 게임이 아니다"
[ 2003년 08월 28일 01시 26분 ]
의료계는 DRG 문제를 제2의 의약분업으로 규정하고, 전면 시행계획 철회를 위한 '8.29 전국 반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포괄수가제의 잘못된 정책을 전국 의사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서 비판의 목소리를 이끌어 낸 다음, 전면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포괄 수가제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속내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의(醫)-의(醫)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포괄수가제 시행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의협에 반해 병협은 조건부 수용쪽으로 복지부 정책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외견상으로는 복지부가 의료계 대표격인 양 단체의 입장을 적절하게 조정(?)해 정부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원만한 협상력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포괄수가제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의료의 질 저하'를 어떻게 보완했는지 알 수가 없다.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이런 문제점에 대한 방책을 소상히 설명하고 오해가 없도록 했어야 한다.

병협은 수련업무에 꼭 필요한 의료기관 평가업무를 관장하는 조건으로 포괄수가제를 수용했다는 의료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병협이 담보받은 '병협 관장'이란 사실상 허울뿐이고, 실질적인 이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안을 보면 병협이 평가를 하되, 검증위원회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 평가결과도 복지부가 결정하고 공표도 복지부가 하도록 돼 있다.

즉, 병협의 의료기관 평가업무는 복지부가 마련한 원칙을 토대로 평가단 선발과 평가일정만 잡고 실제 현장에 직원을 파견해 조사하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병협이 간과한 것은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객관성과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내용을 검증할 검증위원회가 사실상 평가를 관장하게 된 것이다. 병협의 성과가 허구라는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이런 측면에 기인한다.

의료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어느 정책보다도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더 이상 게임은 안된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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