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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는 출산율 하락…産婦 ·小兒 '첩첩산중'
[ 2003년 09월 01일 16시 30분 ]
개원가가 극도의 혼란에 직면하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불기 시작한 탈병원 현상에다 매년 3500명씩 쏟아지는 신규의사, 여기에다 강화되고 있는 진료비 심사...

개원의들은 "내일이 없다"며 '억'소리를 내고 있다. 의약분업 초기 호황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고, 병원문을 닫는 의원들은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개원가는 이를 1차의료의 위기로 규정한다. 2003년 오늘을 사는 개원가의 현실은 위기인가? 구조조정기를 맞은 것인가? 데일리메디는 다섯차례에 걸쳐 1차의료의 현실과 문제점, 대안을 정밀분석한다.<편집자주>

[1탄]개원가 포화…"선배도 전문과도 없어졌다"
[2탄]출산율 '최저'…産·小兒科 '첩첩산중'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 여성 1인이 평생 낳는 자녀수는 1.1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0년간 출산율 감소폭 중 세계에서 가장 큰 수치로 많은 이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낮은 출산율은 의료비나 요양비 등 노인인구를 위한 부양부담을 크게 증가시켜 사회 전반에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되는 등 문제점이 심각한 상황이다.

의료계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 한파로 고심하고 있는 산부인과와 소아과 등 의료계 전반에 출산율 급감이라는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더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산부인과 : 분만환자 절대 부족·잦은 의료사고 '고민'

출산율 감소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입고 있는 진료과가 바로 산부인과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 의원은 전국 20~30%에 그치고 있다.

산부인과 의원이 분만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1달에 15건 이상의 분만이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 같은 최소한의 산모조차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상 산개협이 밝힌 바에 따르면 분만을 하는 일부 의원들의 한달 평균 분만건수도 10건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분만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분만 산모가 없어 분만실 운영이 어려워져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산부인과 한 개원의는 "내진 등 산전진찰과 갱년기 호르몬 치료 등을 받으러 오는 환자가 대다수"라며 "분만을 하기 위해 오는 환자는 거의 없다"고 현황을 전했다.

특히 산전진찰이나 갱년기 호르몬 치료 등은 이미 건강보험에 포함돼 있는 부분으로 산부인과 수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해 산부인과 개인의원들은 경제적으로 더욱 힘겨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그나마 적은 수의 산모들 중에서도 최근 고위험 산모가 늘어나고 있어 힘든 상황에서 분만을 시행해도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산모사고시 2억원, 신생아 사고시 1억원 등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산개협측은 "출산율 저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만 환경 개선 등 분만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 정부는 오히려 낮은 수가 책정과 보험 영역 확대 등을 통해 현실을 압박, 난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아과 : 고급진료 수요급증…수가 반영안돼 '골머리'

소아과 역시 출산율 감소로 인해 환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최근 소아과개원의협의회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전년대비 환자수가 30% 가량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추세는 2001년 대비 지난해 진료비 중 가장 크게 손해를 본 과로 소아과가 꼽혔다는 심평원의 '개원의 진료과목별 현황' 자료에 비춰볼 때 환자의 지속적 큰 폭 감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소아과가 봉착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하루평균 50명 이하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소아과 개원의가 56%에 달한다'는 환자수 감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소개협측은 "부모들이 자녀가 적어져서 소아과 진료에 대해 점차 고급화와 포괄화를 원하고 있다"며 "이는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자녀에게 더 좋은 것을 취하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 같은 '요즘 부모'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턱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정 질병으로 병원을 방문하면 그 질병에 대한 진찰 외에 다른 처치 등에 대해서는 수가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소아과 개원의는 "어떤 부모는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물론 이유식이나 조기 교육 등에 대한 상담까지도 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하에서는 환자 1인당 소요되는 진료 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렇다고 환자가 점차 줄고 있는 현실에서 환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소아과 개원가의 실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소개협은 육아 상담료와 영유아 발달 검사 등에 대한 의료수가 반영과 전반적 성장 평가가 필요한 1세부터 3세까지의 유아에 대한 진료비 가산제 등의 제도 뒷받침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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