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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위험수위 도달한 공단 자료공개
[ 2003년 09월 03일 16시 02분 ]
건강보험공단 이성재 이사장은 3일 "신뢰받는 보험자로서 위상 구축과 환자에 대한 정보제공 차원에서 앞으로 부당 또는 과다하게 진료한 요양기관의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자료 공개전에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칠 계획"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이는 의료기관의 실명을 거론해서라도 보험자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실제로 며칠전 공단은 공식적인 통계자료를 통해 지난해 각 시도별 제왕절개분만율 상위 10개 의료기관과 하위 10개 기관의 명단을 실명으로 밝힌 바 있다.

공단이 이 자료를 공개할 때 내세운 명분은 지난 1999년부터 제왕절개분만율을 공개한 이후 지난 3년간 제왕절개 분만건수가 크게 감소해 결국 보험재정 측면에서 약 243억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더라도, 제왕절개 현황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것이 과연 제왕절개분만율 감소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지는 어느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이 OECD국가중 최고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후 관련학회 등 의료계 뿐아니라, 시민단체, 여성계 등이 적극 나서 제왕절개 감소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들을 펼쳐 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제왕절개 진료비와 자연분만 진료비간 차액을 줄어든 제왕절개 분만건수와 곱해 산출한 금액을 보험재정 절감효과라고 내세울만큼 정확한 해석인지도 한번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전국 시도별로 제왕절개율 상위 10개 의료기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이 자료를 발표한 이유가 환자에 대한 정보제공 차원인지, 아니면 해당 요양기관에게 불명예스러운 오점을 주기 위한 것인지 그 순수성마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의료공급 환경이나 기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제왕절개율이 높은 곳이라고 알려지면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공단은 이성재 이사장이 3일 밝힌 것처럼 의료기관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신뢰받는 보험자로서의 역할수행을 위해 공개행정을 펼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로인해 치명타를 입는 의료기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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