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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뜨자 뒤안길로 사라진 '조루증'
[ 2003년 09월 14일 15시 55분 ]
98년 하반기부터 2000년까지 제약계를 비롯 사회적인 화두로 풍미했던 조루증 치료제가 발기부전 치료제의 빛에 가려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당시 구성애氏의 '아우성'등으로 性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방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연일 상한가를 치던 조루증 치료제가 99년 10월 비아그라의 등장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당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던 각 제약사의 조루증 치료제들이 현재는 몇몇 제품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대다수 생산과 수입이 중단된 상태다.

조루증 치료제의 대표주자였던 태평양제약 SS크림의 경우 50억을 상회하던 매출액이 현재는 10억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벤조카인 성분의 SS크림은 역한 냄새와 발효시간 지연 등의 이유로 대유신약의 비엠겔과 같은 리도카인 성분 제품에 밀린 점도 매출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직·간접적으로 비아그라의 된서리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직격탄을 맞은 제품은 대웅제약의 롱맨크림과 초당약품의 J.O.N 크림 등도 꼽힌다.

이들 제품은 당시 팽창하던 조루증치료제 시장볼륨에 매료돼 출시됐다가 발기부전치료제가 본격 시판되면서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 현재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제품으로는 대유신약의 비엠겔과 명문제약의 사노바, 한미약품의 파워겔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이들 제품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이들 제품의 담당 PM들은 "조루증 치료제 대부분이 리도카인이나 벤조카인과 같은 국소마취제를 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쾌감면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압도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이제 조루증 치료제 시장은 예전의 호황을 다시금 누리지 못할 것"이라며 "자사 제품도 조만간 생산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 제약사 관계자 역시 "발기부전 치료제 등장이 조루증 치료제 시장에 이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야속한 속내를 내비쳤다.

C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조루증 치료제는 애용가들에 의해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고정적으로 찾는 환자가 있는 이상 제품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조루증 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사들의 입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들 제약사는 시장이 더이상 커질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 광고에도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다.

D 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며 "지금에와서 광고를 한다해도 부질없지 않겠냐"고 하소연 했다.

한때 150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던 조루증 치료제는 현재 1/3 수준인 50억원 정도의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래비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의 화려한 비상 뒤에 조루증 치료제의 긴 한숨이 숨겨져 있음을 기억하고 있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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