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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부당청구 1위 강남성모 "할말 있다"
[ 2003년 09월 16일 01시 22분 ]
"촌지를 받아서 남들이 다 볼 수 있게 책상 위에 올려 놓는 것과 허리춤에 숨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기관은 솔직하게 책상 위에 올려 놓았을 뿐입니다"

최근 복지부가 현지확인조사를 통해 진방과 전문의 판독소견서 미부착 판독가산료 청구 병원 내역을 공개하자 강남성모병원이 가슴속 품은 할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병원은 이번 조사에서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747만원의 최고액이 심사조정됐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톨릭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부정이 일어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 비난이 가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톨릭의료원 산하병원들의 부당청구 의료기관 상위 랭크 기록이 비단 이번 판독료 건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김성순 의원이 국감자료로 의료기관별 부당청구 내역을 처음으로 공개 제출, 이목을 집중시켰을 때부터 의료원 산하병원들은 지속적으로 부당청구 의료기관 상위에서 거론됐다.

그 당시 가톨릭대 성모병원은 부당청구액 2억2천3백만원으로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병원측은 "청렴함을 강조한 가톨릭의료기관이기 때문에 현지조사시 공개하지 말아야 할 부분까지 솔직하게 내보인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열린 한 공청회에서 의료정책연구소 변재환 연구위원 역시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방문해보니 가톨릭의료원만큼 친절하고 정확한 곳은 없었다"며 "부당청구 내역에서 상위로 거론되는 것은 속일줄 몰라 너무 솔직하기 때문"이라고 말해 당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즉, 다른 병원이 다 허리춤에 숨기는 부분까지 병원은 청렴하게 공개하고 있을 뿐이지 크게 문제시 될 것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촌지를 책상 위에 올려 놓는다고 촌지를 안받은 게 되는 것인가? 정부가 '부당청구'라 명명한 부분을 솔직히 공개한다고 '정당청구'가 되는 것일까?

촌지를 받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 과연 시비를 가릴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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