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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박시균의원 '의사투약권' 딜레마
[ 2003년 09월 17일 14시 23분 ]
한나라당 박시균 의원이 커다란 딜레마에 빠졌다.

박 의원은 최근 의사의 투약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개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약사회 등 약계 단체는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의료법개정안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물론 일부는 박 의원실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결국 박 의원은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개정안 발의를 미루는 대신 국회 법제실에 법률안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박 의원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당초 박 의원은 의료법개정안 제안 이유로 "의료행위의 특성에 비춰 투약행위는 처방행위의 완결적 행위이므로, 의료행위에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약계단체가 의사의 투약권 인정이 '진료는 의사에게, 조제·투약은 약사에게'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의약분업의 근본취지와 정면 배치된다는 여론을 대내외적으로 형성할 경우 박 의원은 자칫 폭풍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회 등 특정 직능단체와 불편한 관계를 맺기도 껄끄럽다.

역으로 생각하면 개정안을 철회하거나 의사의 투약권 인정 관련 조항을 삭제해서 발의할 경우 의료계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게 된다.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점도 박 의원을 곤혹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즉, 의사의 투약권 인정이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특정집단 편들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정안을 철회하고 없던 일로 해버리면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라는 우스운 꼴이 돼버린다.

박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개정안 때문에 최근 며칠 간 약사회등 관련 단체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며 "사실 개정안을 발의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이라며 곤혹스러운 입장을 숨기지 않아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할지 주목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박시균 의원으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한 여름밤의 꿈'이었으면 하고 바랄지도 모른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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