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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제출도 안된 의사투약법안이 철회?
[ 2003년 09월 19일 01시 12분 ]
"제출하지도 않은 법률안을 철회했다."

최근 국회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내용인 즉 한나라당 박시균 의원이 의사의 투약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가 관련단체의 거센 반발에 밀려 철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은 사실 처음부터 성립될 수 없는 거짓말에 불과하다.

왜 그런가하면 박 의원은 당초 이 개정안을 마련했다가 약사회 등 관련 단체의 반발이 너무 거세자 여러가지 정치적(?) 사정을 감안해 법안 제출 자체를 포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박 의원이 개정안을 정식 발의했다는 식으로 잘못 알려졌고, 급기야는 제출하지도 않은 법률안에 대해 '법안 철회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마저 나온 것이다.

물론 박 의원이 '법안 철회 신청서'를 제출하기는 했다. 하지만 철회 신청서가 제출된 법률안은 지난 2일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개정안으로, 그 내용은 의료법에 의해서만 의료행위에 관한 면허·자격을 신설하거나 관리·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의안과와 박 의원측을 통해 확인됐다.

국회 의안과의 한 관계자는 "박시균 의원은 지난 2일 의료법개정안을 제출한데 이어 최근 다른 개정안을 갖고 의안과를 찾았다가 제출을 포기하고 그냥 가져갔다"며 "최근 철회 신청서를 낸 법안은 지난 2일 제출한 법안 뿐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발의하지도 않은 법률안을 철회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바로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박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약사회의 반발이 워낙 거센데다가 이미 법률안이 제출됐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면서 어쩔 수 없이 제출하지도 않은 법률안을 철회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즉, 약사회의 반발이 너무 거세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발의조차 되지 않은 법률안을 철회했다는 식의 정치성 발언을 한 것이다.

옛 속담에 '부처도 다급하면 거짓말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사실'로서 풀어야 한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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