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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G전면시행 철회 후폭풍 예고
[ 2003년 09월 22일 17시 19분 ]
복지부가 의료계의 반발에 밀려 결국 11월 DRG 당연적용 방침을 철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김화중 장관은 시민단체의 반발 등을 감안할 때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의협 김재정 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화중 장관은 22일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의협이 주장하는 것처럼 희망하는 진료과에 한해 DRG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답변 서두에서 "포괄수가제는 지난 5년간의 시범사업과 2년간의 본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면서 "금주중 의협 등 관련단체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다시 한번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한나라당 이원형, 박시균 의원 등이 DRG 시행의 문제점을 계속 추궁하자 DRG를 선택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돌출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간 의정 갈등을 빚어온 DRG 전면시행안은 김화중 장관의 국감 발언으로 현재와 같이 선택적용하는 것으로 일단락돼 의협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일방적 승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복지부가 DRG 전면시행을 철회할 것이란 소문은 지난주부터 돌기 시작했다.

특히 김화중 장관은 의료계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발하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최근 간부회의에서 DRG 당연적용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로 예정된 DRG 공청회도 당연적용 철회를 위한 명분쌓기용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복지부가 지난 7월 DRG 당연적용 방침을 정한 이후 전국 순회설명회를 가졌고, 이미 이달부터 제도개선안을 시행한데다 의료기관 청구담당자 대상 사전교육까지 마친 상황이어서 "철회하기에는 너무 멀리왔다"는 시각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복지부가 DRG 전면시행을 재검토한 것은 김 장관의 독자적 판단일 가능성이 높지만 정책 신뢰도를 크게 훼손, 만만치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이번 국정감사 5대 핵심사안의 하나로 'DRG 준비'로 꼽았으며,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 대부분이 전면시행에 찬성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일각에서 복지부가 DRG를 전면시행하기 위해 의료기관평가를 병협에 넘긴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은 보육업무 여성부 이관, 공공의료 확충,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국무총리실 이관 등에 대해 김 장관을 비판해 왔고, 또다시 정책의지가 후퇴함에 따라 김 장관 퇴진운동으로 확대될 여지가 없지 않다.

반면 포괄수가제는 지난 3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전면시행하려다 후퇴한 바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재시도하기가 어렵게 됐다.

지금까지 정부가 DRG 수가를 행위별수가보다 최소 14% 이상 높게 책정한 이유가 전면시행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점에서 전면시행이 좌초한 상황에서 선택적용하면서까지 계속 끌고갈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측은 "DRG가 의료비 절감을 위해 시행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수가를 행위별수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따지고 있는 상황도 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와 달리 그간 의정관계에서 수세를 면치 못했던 의협은 DRG 철회를 계기로 보건의료정책 결정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재정 회장은 DRG 반대 여론을 4개학회에서 전체 의료계로 확산시키는데 성공, 대학병원을 포함한 의료계 내부 장악력을 한층 제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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