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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성형수술 권하는 사회"
[ 2003년 09월 30일 02시 49분 ]
"햄거버를 드시면 성형수술비를 지원해드립니다."

최근 국내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전문업체인 L사가 자사의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성형수술비를 지원해주는 이색적인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호밀이 들려주는 미인 이야기`.

이 업체는 내달 한달간 호밀빵새우버거세트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즉석 행운권을 나눠주고, 이를 통해 당첨되는 10명에게 병원과 수술 부위에 상관없이 최대 150만원의 성형수술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성형수술과 관련된 의료서비스가 이벤트 행사의 경품으로 나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일부 인터넷업체나 카드업체에서 병원과 제휴를 맺고 라식이나 쌍거풀 수술비를 지원 해주는 행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성형수술 관련 공동구매도 성행중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성형수술은 일반인들에게 '의료'라는 전문영역의 개념을 벗어나 일종의 '이벤트 경품'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지금 같은 '성형수술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의료계가 일조 한 바 크다.

병의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수술비용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특정업체와 연계해 성형수술 지원 이벤트를 벌인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자중지란'인 셈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다. 성형수술이 즉석복권을 긁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없이 행해진다는 것은 어찌보면 끔찍한 일이다.

현진건의 유명한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서 주인공의 아내는 주정꾼으로 전락한 남편을 보며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하며 절망적 어조로 중얼거린다.

하지만 2003년 오늘, 어디선가 이런 중얼거림이 들리는듯 하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자꾸 성형수술을 권하는고…"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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