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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DRG 선방…내년 수가인상 승부
[ 2003년 10월 06일 21시 32분 ]
의협 김재정 회장 집행부가 결사항전의 태세로 거부 입장을 천명하며 고수해 온 11월 DRG 전면시행은 일단 유보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의협은 물론 관련 학회 등 의료계는 현실과 괴리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저지했다는 상징적인 측면을 차치하더라도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이 기세를 몰아 지난해 수가가 실질적으로 인하된 정황과 현재 전체적인 개원가 사정이 어려운 점을 부각, 의협은 내년도 수가인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의협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배경에는 참여정부의 공약 사항이기도 한 DRG 전면시행이 당초 강행에서 유보로 돌아서면서 차후 추진될 예정인 보건의료정책에 약간의 틈새를 엿볼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의협은 지난 5월 김재정 회장 취임 이후 잇단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DRG 저지를 계기로 의료계내 구심점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사실 DRG를 막는다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나중에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김재정 회장이 기를 쓰고 해서는 일단은 결국 막았다"며 의의를 평가했다.

학회의 한 관계자도 "정부가 DRG를 궁극적으로 버릴 카드로 생각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의협의 대응은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 섣부른 환상을 갖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의협 내에서도 비록 정부가 막판, 특히 장관의 결단에 의해 DRG 전면시행에서 한 발 빼기는 했지만 이 문제는 언제든 돌출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DRG에서 체면이 구겨졌기 때문에 조만간 협의가 시작될 예정인 내년도 상대가치 점수 및 수가협상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이 얻고 있다.

내년 치러질 총선 역시 수가인상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김재정 회장 등 의협의 수가인상 희망이 그리 녹록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DRG 실시를 찬성한 시민단체도 앞으로 예정된 수가협상에서는 반의료계 정서를 더욱 공개적으로 내비칠 것이 분명해 의료계로서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의협은 내부적으로 최종 방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최대 두자리대의 수가인상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어서 김재정 회장이 DRG 저지에 이어 어떤 승부수를 띄우고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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