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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 명단 매주 공단 제출" 병원계 반발
[ 2003년 10월 12일 07시 40분 ]
건보공단의 요양기관 부당이득 환수절차나 자료제출요구권 범주를 둘러싼 갈등이 법제처 유권해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단 某지사에서 입원환자 명단을 매주 공단에 제출토록 요구해 병원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현재 공단의 각 지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요양기관에 대한 자료제출요구 실태가 요양기관 및 국민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원성도 높다.
또 최근 공단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마저 공단의 이 같은 형태들에 대한 법제처 유권해석을 요구했듯이 복지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공단 지역본부 산하의 某지사에서 지역내 각 종합병원들에게 "앞으로 병원 입원환자 명단을 매주 화요일마다 메일 또는 팩스로 공단에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 해당 병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공단 P지사는 이 공문에서 "체납중인 입원환자를 확인하여 부당이득금에 대한 사전홍보 및 보험료 징수독려를 위해 건강보험법 제83조(자료의 제공)에 의거 이같은 업무협조를 의뢰하니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병원들은 "공단 지사에서 자신들의 업무편의를 위해 이같은 업무협조를 의뢰한 것"이라며 "병원 입장에서 보면 병원 고객들(입원환자)에게 새로운 민원을 야기할 수 있을 뿐아니라, 평소 자신들의 업무소홀에 대한 대책을 병원측에 전가하는 행위"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병협 관계자도 "만약 이러한 제도가 필요하고,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나왔을 때는 공단 본부 차원에서 각 지사에 통보해 통일되게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 건강보험법 제83조(자료의 제공)을 임의·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이러한 일들이 각 지사에서 제각각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공단의 해당 지사 관계자는 "그동안 지사 관할 가입자중에서 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해 독촉고지서가 발송된 액수만도 7억이 넘는다"라며 "이번 협조공문도 이처럼 보험료 체납상태에서 요양급여를 받은 가입자들을 사전에 가려내서 부당이득으로 환수당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진자명, 주민등록번호, 입원일자, 주소, 상병명, 병실번호 등을 기입한 입원환자 명부를 앞으로 매주마다 한번씩 공단에 통보토록 요구한 이번 공문은 발상부터가 너무 위험한 것이란 게 병원계의 지적이다.
법적으로 공단은 건강보험법 제83조(자료의 제공)에 의거 건강보험사업을 위해 요양기관에 대해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요양기관은 이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하지만 요양기관이 이에 응하지 않더라도 공단은 이를 강제화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자료제출요구를 둘러싸고 그동안 공단과 요양기관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공단의 자료제출요구는 주로 부당이득 환수와 관련되어 요양기관의 과거 진료내역 자료들을 요구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처럼 앞으로 발생할 입원환자들에 대한 명부까지 정기적으로 보고토록 협조의뢰를 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매우 높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공단 P지사의 업무협조 의뢰내용은 공단 전체적으로 처음있는 일도 아니며, 이미 공단 본부에서는 이같은 사례를 '모범사례'로 선정, 발표한 바 있고, 이 P지사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번에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해당 지사 관계자는 "이번에 이 제도를 새로 도입한 것은 공단 본부에서 이미 모범사례로 발표된 바 있고, 그동안 일부 지사에서는 이 방식을 사용해 왔고, 우리 지사에서도 이를 새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같은 사례를 둘러싸고 공단의 정당한 자료제출요구권이 과연 어디까지인지를 둘러싼 해석상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동안 의료계, 공단 뿐아니라 국회, 복지부 등에서도 공단의 자료요구권 및 부당이득 환수절차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제기돼 왔다.
지난 6일 실시된 공단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는 공단과 복지부 및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간 최대의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급기야 이 문제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정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결국, 지난 9일 실시된 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김화중 장관이 이 문제를 법제처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아, 그 결과에 따라 공단의 권한을 정확히 규정하겠다고 답변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이처럼 공단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둘러싼 의료계와 공단간 분쟁 및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제처의 유권해석 의뢰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토대로 복지부의 규제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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