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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잘하는 의사가 되는 길은 ?
[ 2003년 10월 29일 11시 25분 ]
환자가 의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 정말로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점차 방어적으로 되는 것.

환자가 방문하게 된 우선적인 주제에 대해 얘기도 못해 본 상황에서 환자가 내민 첫 번째 문제와 씨름하는 것.

환자 완치요법의 효과가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완치요법을 포기하지 않는 것.

이는 의사들이 환자를 면담하면서 자주 범하게 되는 실수들이다.

고객만족이 하나의 사회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에서도 의료진과 환자간의 인간적 유대관계는 고객만족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은 의료진과 환자간의 인간적 유대관계 강화 뿐아니라 고객만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객에게 자세한 설명과 친근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의사들만을 위한 지침서를 발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자가 바로 '설명 잘하는 의사되기'이다.[사진]

그동안 일반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메뉴얼은 수차례에 걸쳐 발간됐지만, 의료진을 위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지침서가 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켓 사이즈 크기로 의사들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읽을 수 있도록 된 이 책자는 환자와의 대화 방법부터 경청법, 어려운 관계에 대처하는 법, 유혹을 피하는 법, 나쁜 소식을 전하는 법, 비통한 유가족을 위로하는 법 등 다양한 묘법들을 담고 있다.

또 완치요법에서 완화요법으로 치료 전환시 대화법, 임종에 대한 논의법, 임종환자 함께 하는법, 증상을 꼼꼼히 적은 목록을 갖고 오는 환자 대하는 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제안하고 있다.

예를들어 대부분 의사들은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여긴다. 경우에 따라 어떤 의사들은 본인이 직접 나쁜 소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제3자를 시켜서 대신 전달하기도 한다.

또 환자나 가족에게 충격적일 수 있는 좋지 않은 죽음에 관한 소식들을 마치 다른 건강상의 문제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처럼 환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환자들의 인생에 있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때 접촉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능력있는 의사가 되려면 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들도 의학적인 자세로 직접 전달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환자에게 좋지 않은 소식을 전달하는 의사도 정신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좋지않은 소식을 전하는 것은 하나의 단편적인 일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는 전체 과정중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인간으로써의 한계를 의사가 느끼게 되면 자괴감에 빠지기 쉬운데 의사가 환자를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경우 더욱 그렇다"라며 "이러한 경우 의사는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느낌을 외에도 상실감에 시달리게 되면서 심지어는 의사로써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임종에 대한 이야기는 오랜기간 치료받는 모든 환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환자가 건강하다고 느낄때 어떤 선택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고, 가족들과 의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임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환자 보호자를 대할 때는 통상적인 방식으로 환자의 얘기부터 먼저 듣고, 환자의 얘기를 듣지 못할 상황이라면 보호자에게 잠깐 나가 있도록 하고, 나중에 보호자와 면담하도록 당부한다.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환자가 사망할 때 호출받지 않기를 원하는 것도 지양해야 하며, 환자와 임종에 대해 토론한 내용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이 책자는 조언하고 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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