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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버릴건 버리는 의협이 되겠다"
[ 2003년 10월 31일 16시 45분 ]
31일(금) 열린 강남구의사회 임시총회 자리. 이날 초청강연자로 참석한 권용진 의협사회참여이사는 변화하는 의협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의 이날 강연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말이 있다. "버릴건 과감히 버리는, 정리할 것은 과감히 정리하는 의협이 된다"는 내용이 그 것. 요약한 의미인 즉, 의협이 최근 더더욱 빈번하게 언론지상에 거론되는 불법을 자행하는 의사들에 대해 더이상 대변자가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권 이사는 "사실 정당성을 주장하고자 심평원을 방문할 때도 의사가 허위 청구 등을 한 직접적인 자료를 제시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의협은 그동안 실제 시행이 어려웠던 회원에 대한 자체 징계권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어느 집단에든 잘못을 저지를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일부 의사'를 '전체 의사'로 매도하는데 대한 정당하고 적극적인 반발인 것이다.

이 같은 의협의 정책 방향은 최근 의협이 더 이상 의협을 '이익단체'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잘못한 회원까지 보호하고 함께 가는 '이익단체'가 아닌 잘못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과감히 자체 징계를 단행하고 전 사회적으로 올바로 서는 '전문가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러한 권 이사의 적극적인 발언에 참석한 강남구의사회 의사들도 적잖은 감동을 받은 느낌이었다. 권 이사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는 "희망적인 발표 내용에 기분이 좋다", "잘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는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익단체의 모습을 벗어버리고자 하는 의협의 시도는 분명 시험대 위에 서 있다. 원칙에 따라 과감히 버리고자 하는 방침은 어쩌면 일부 회원들의 비난으로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출발은 의료계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전문가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려놓으려는 의협의 긍정적인 시도로 주목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과단성있는 시도가 현실화되기를 기대해본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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