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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인가 자유인가' 한국의료 岐路
[ 2003년 11월 03일 10시 42분 ]
최근 모 일간지에서는 '아시아 의료허브 싱가포르'의 의료 현황과 제도에 대해 집중 조명, 의료계에 자유의료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또한 의료시장 개방 및 의약분업 재평가 등에 대한 논란은 과거와 현재의 국내 의료제도를 되짚어 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유의료제도의 도입 여부와 방향은 이견이 분분한 상태. 조만간 의료계 최대 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자유의료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과 통제 의료의 대명사인 영국, 현재 국내 의료제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되고 있는 일본 등의 현재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 선진국들의 사례와 국내의 찬반 논란 등에 대한 4회의 고찰을 통해 '사회의료'와 '자유의료'의 기로에 서 있는 현 의료계의 갈길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1회]'통제인가 자유인가' 한국의료 岐路
[2회]美·英·日의 의료제도 고찰
[3회]자유의료-사회의료 찬반 논란 조명
[4회]국내 의료계가 나아갈 길은?


한국의료, 변화의 바람 분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미국식 자유기업형 의료제도에서 77년 현행 국민건강보험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을 기점으로 89년 전국민의료보험제도의 도입으로 사회보험방식 의료서비스로 전환됐다.

이후 이 제도하에서 정부차원의 각종 의료지원이 의료이용을 증가시키고 의료기관의 양적 팽창을 가져왔다는 공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점차 국민의 다양한 의료서비스 요구가 증대되고 의료계 전반에 새롭게 '자유'라는 새 패러다임이 거론되면서부터 이 같은 의료시스템은 의료계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대두시키고 있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미국식의 자유방임적 시장지향체계에서 복지지향형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국내의 의료계는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며 “최근에도 시장지향적 요소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기존 복지지향적 요소가 혼재돼 당시의 긴장과 갈등을 재현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유의료체제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현 의료계의 징후는 몇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의료시장개방과 의료경쟁력강화, 의료시장 활성화와 영리의료기관제 도입, 민간의료보험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민간의보 도입에 대해서는 이미 의협의 설문조사 상 찬성이 67%에 달할 정도로 의료계가 강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현재 병의원의 경영난과 의사수급 어려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리의료기관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건의문을 병협은 올 초 채택한 바 있다.

특히 통제의료의 가장 대표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의약분업제도의 재평가 주문은 이 같은 요구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의약분업의 강제시행이 한국 의료의 총체적 위기를 낳고 있다고 주장, 이러한 사회주의적 의료제도를 새롭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재평가위원회의 구성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료에 대한 경직된 통제는 의료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하향평준화를 낳고 있다”며 “의료기관간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상계백병원 박상근 교수도 “저부담으로 인한 저수가와 정부 주도의 획일적 의약분업등은 의료를 왜곡시키고 의사의 신뢰를 땅에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의료비 본인부담금을 높이는 등의 폐단을 낳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알 수 없지만 자유의료제도에 대한 수요가 뜨거운 것이 사실이며 의료 문호를 개방하고 변화를 맞이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 역시 "의료의 양적 팽창으로 간과된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의료공급자간 경쟁은 물론 보험자간 경쟁도 보장돼야 한다"며 "개방형 의료시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그 방향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현 의료계가 변화의 국면을 맞이했으며 이러한 상황을 현명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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