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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병원계-보험사, 수가일원화 첨예대립
[ 2003년 11월 05일 15시 23분 ]
자보수가를 둘러싸고 병원계와 보험업계가 첨예한 이해갈등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그 해결책 모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5일 시민단체, 학계 등 주최로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개선 공청회는 그동안 오랫동안 논쟁거리가 됐던 주제들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으나, 양 업계간 이견차이만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해묵은 주제로 전락해 버린 자보수가 관련 논제들을 놓고 양 업계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다시 뜨거운 쟁점이 됐던 몇가지 주요 사안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양 업계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을 상, 하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건보·자보수가 일원화=
공청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온 인제대 김진현 교수는 "현행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는 건강보험 수가와 기준을 달리할 이유가 없다"라며 외국사례와 국내사례 검토의 2가지 측면에서 수가 일원화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외국의 자동차보험 환자 진료내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모든 나라에서 사고원인에 따라 진료내용이나 방법이 달라지지 않는다"라며 "교통사고 환자도 이미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환자와 동일한 진료내용으로 진료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지난 1995년에서 2002년 사이에 발표된 정형외과학회 논문을 검색한 결과, 사고원인이 효과나 처치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기술된 어떠한 사례도 발견할 수 없었다"라며 "이는 치료내용의 차이가 적어도 임상적으로는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자보수가와 건보수가의 일원화는 시민단체, 법조계, 보험업계 모두 뜻을 같이 했다.
이와관련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수가와 관련된 분쟁은 결국 최종적으로 환자 입장을 고려해 해결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라며 "선택진료비도 폐지하고, 건보와 자보의 수가를 일원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재중 변호사도 "보험사가 보험료의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하고, 교통사고시 진료비 전액을 공단이 부담하는 방식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며 수가의 일원화를 주장했다.
반면 병원계와 복지부는 수가일원화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병원계 대표로 나온 병협 홍정룡 보험이사는 "국민의 의식수준, 사회·문화적 발전과정과 의료보장시스템이 전혀 다른 조사대상국을 근거로 수가일원화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며 수가일원화를 반대했다.
그는 또 "지난 95년부터 인상된 건강보험 수가인상률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은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의 행위비중이 다를 뿐아니라 진찰료, 입원료, 처치 및 수술료등에 대한 구성비 자체가 차이가 있으나 이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임종규 보험급여과장도 "수가일원화 문제는 교통사고 환자의 특성, 즉 입원일수, 진료형태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며 "보험업계는 건보환자와 자보환자의 차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후에 제도적인 보완책을 찾아 나가야지 당장 수가일원화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기왕증의 기여도 문제=
기왕증의 기여도 문제는 이미 대법원 판결에서 '손해배상 공정부담의 원칙'에 의해 이미 가닥이 잡힌 상황이어서 이를 둘러싼 공방은 많지 않았다.
즉, 교통사고시 기왕증에 의한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고, 교통사고에 의한 진료비는 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데 별 이견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관련 한림대 이인영 교수는 "의학상으로 그 기여정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기왕증이 사고로 인한 휴유증에 기여한 정도를 가려내 그 한도내에서만 손해배상을 해 줘야 한다"라며 감정제도의 개선을 주장했다.
이 일환으로 이 교수는 "복수 감정인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자동차 보험의 진료비를 건강보험과 연계하는 경우, 심평원을 통해서 공동 심사하는 방안 또는 위탁심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병남 변호사도 "기왕증의 기여도 판별문제는 어려운 과제중 하나"라며 "감정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전문 감정기관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고, 복수감정제도와 함께 감정서에 형질감정을 기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임종규 과장은 "이미 자동차보험분쟁심의위원회 산하에 기왕증분쟁조정위원회가 있지만 현재 공단과 심평원은 이 위원회에서 배제돼 있는 상황"이라고 "누구보다 기왕증의 기여도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이 두 기관이 조정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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