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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다원성·日-민간자본 절충·英-GP제 핵심
[ 2003년 11월 04일 20시 33분 ]
최근 모 일간지에서는 '아시아의료허브 싱가포르'의 의료현황과 제도를 집중 조명, 전 의료계에 자유의료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그 외에도 경제특구와 의료시장 개방, DRG 전면 적용 및 의약분업 재평가 등에 대한 논란은 과거와 현재의 국내 의료제도를 되짚어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유의료제도의 국내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등 이견이 분분한 상태로 조만간 의료계 최대 현안으로 이 문제가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자유의료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과 통제 의료의 대명사인 영국, 현재 국내 의료제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되고 있는 일본 등의 현재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 선진국들의 사례와 국내의 찬반 논란 등에 대한 4회의 고찰을 통해 '사회의료'와 '자유의료'의 기로에 서있는 현 의료계의 갈길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1회]'통제인가 자유인가' 한국의료 岐路
[2회]美·英·日의 의료제도 고찰
[3회]자유의료-사회의료 찬반 논란 조명
[4회]국내 의료계가 나아갈 길은?


美-의료체계의 다원성 존중

미국 의료체계의 특징은 다원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병의원으로 인해 국한되던 의료 서비스 제공 기관이 가정방문보건과 아급성 진료, 외래수술센터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지불자의 경우도 건강플랜과 보험회사 등 다수의 다종다양한 지불자가 존재한다.

이 같이 다양성이 존중될 수 있는 것은 의료체계에 있어 재원조달에서부터 서비스 제공까지 민간 부문이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총액 예산제 등의 통제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의료부문에 대한 지속적 질 향상 개념이 보편화 돼 있어 의료서비스의 적절성 평가를 위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같은 질 향상 조직과 제도로는 ▲동료심사기구 ▲전국질보장위원회 ▲보건의료와 질연구소 ▲임상진료지침의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고가 첨단의료비가 전체 의료비 상승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급 의료기술에 대한 수요와 공급율이 높아 암화학요법이나 신경수술 등 고급 의료기술의 시술율이 높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민간주도하의 의료체계에 대해 미국인들은 세계 최고수준의 일인당 보건의료비 지출을 하고 있으면서도 의료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질적 만족도 또한 높다”고 설명했다.

英-일반개원의가 제도운영 핵심

영국의료제도 ‘NHS(National Health Service)’의 핵심은 일반 개원의(GP)라는 점을 특징적으로 주목해 볼 수 있다.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은 누구나 GP에 등록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병원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1차 의료와 환자 후송권 등에 대한 GP의 권한이 막강해 영국의료제도의 실질적 추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될 수 있었던 근간은 전체 재정의 약 85%를 조달하고 있는 정부의 통제와 간섭에 있다. 영국에서의 보건의료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서비스의 하나로 세금이 주 재원이며 사회보장세와 본인일부부담금 등이 보조재원이 된다.

이 같은 통제 중심의 영국 의료제도도 변화를 꾀한 역사가 있다. 90년대초 도입된 ‘NHS 내부시장’ 도입이 그것이다. 의료서비스 구매자와 제공자의 분리에 따른 인센티브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이 제도는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양의대 예방의학과 한동운 교수는 "효율성 확보를 취지로 했으나 영국의 ‘NHS 내부시장’은 오히려 정부의 통제를 강화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며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으나 영국 중앙정부의 통제력 강화는 아직도 영국 의료시스템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는 “영국의료제도도 NHS 내부시장도입 등 개혁의 과정을 거쳐왔는데 그 핵심은 관료적 경직성으로부터 유연성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영국은 소비자 만족의 측면에서 지속적인 개혁을 실시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日-민간자본 도입으로 보험재정 안정화

일본의 의료제도는 제도적인 특성이나 운영방식에 있어 우리나라와 유사한 체제를 갖고 있다. 전국민 대상 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노인의료비 급증에 대비한 별도 개호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의료체계와 다른 점은 높은 의료수가 책정과 의사 중심 심사위원회 하의 진료비 심사체계, 비용의식 고취를 위한 수진내역 통보제 등이다.

상계백병원 박상근 교수는 "진료비 심사체계의 경우 일본은 국내와 달리 심사간호사가 없으며 수진내역 통보제도 허위청구의 적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높은 의료수가는 가장 국내와 다른 점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사회보험방식에 의한 재정 악화와 의료전달체계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자본을 도입하고 진료보수채권 유동화 사업을 도입했다.

또한 적정한 의료비 산출을 위한 모형을 개발하고 의료특구 지역에서의 주식회사 병원경영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의료 소비자를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시도는 의료체계 전반에 있어 보험재정 안정화를 통한 시장경제원칙하의 자유의료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유한대학 의무행정과 남상요 교수는 "일본은 이미 사회보험방식하의 의료서비스에 따른 문제점들을 인식,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인구구성의 변화와 장기간의 경제침체로 인해 폐단이 나타나는 체제의 개선을 위해 일본은 경쟁 원리와 영리 추구 등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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