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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만큼 회수↔의료시스템의 안정
[ 2003년 11월 05일 12시 52분 ]
최근 모 일간지에서는 '아시아 의료허브 싱가포르'의 의료현황과 제도를 집중 조명, 전 의료계에 자유의료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그 외에도 경제특구와 의료시장 개방, DRG 전면 적용 및 의약분업 재평가 등에 대한 논란은 과거와 현재의 국내 의료제도를 되짚어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유의료제도의 국내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등 이견이 분분한 상태로 조만간 의료계 최대 현안으로 이 문제가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자유의료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과 통제 의료의 대명사인 영국, 현재 국내 의료제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되고 있는 일본 등의 현재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 선진국들의 사례와 국내의 찬반 논란 등에 대한 4회의 고찰을 통해 '사회의료'와 '자유의료'의 기로에 서있는 현 의료계의 갈길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1회]'통제인가 자유인가' 한국의료 岐路
[2회]美·英·日의 의료제도 고찰
[3회]자유의료-사회의료 찬반 논란 조명
[4회]국내 의료계가 나아갈 길은?


의료체계를 국가가 주도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그룹과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의 주요 논란 쟁점은 바로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와 '재정 충당 방안' 이다.

이 같은 논의는 의료의 형평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양극점에서 어떤 쪽으로 기우는 것이 바람직한 의료체계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투자한만큼 회수한다-자유의료

자유의료하에서는 모든 국민이 자동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으며 정부가 대부분의 시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특히 의료체계는 체계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나치게 분절돼 있다.

시장지향의 자유의료체계는 의료주체들을 다원화시켜 경쟁을 유발,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들의 다양한 의료욕구를 해결해주기에 적합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투자한 만큼의 수익이 회수된다’는 원칙이 전제돼 있어 각 의료주체들은 최신 의료장비와 새 의료기술의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 전반적인 의료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다수다종의 지불자 존재와 개인의 책임에 기반한 자원조달 등도 정부의 불필요한 부담을 경감시키는 하나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같은 특징은 의료의 접근성을 ‘문턱이 높은’ 사회적 특권의 일종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진료비 지불능력이 없는 계층은 병을 키우지 않으면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국민들에게 일정 수준의 질 표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비용-효과적 서비스'로의 접근성 보장이라는 국가 보건의료시스템 일차 목표를 위배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와 함께 일관성과 표준화의 결여로 인한 중복과 중첩, 낭비 등과 전체를 고려하지 않는 다양한 의료주체들의 기준 없는 투자는 효율성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비효율성을 낳는 아이러니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인제대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자유의료국가인 미국의 경우 세계 최고의 의료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기대수명이 20위권에 머무는 등 국민건강수준은 높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러면서도 전국민의료보험의 도입에 대한 수요가 국민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등의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체계의 안정화를 꾀한다-사회의료

사회의료의 핵심은 의료비의 급격한 증가 없이 모든 국민에게 필요에 따른 포괄적인 의료 접근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개인의 지불 능력이 아닌 의료 수요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국가적 분배라는 사회계층간 형평성을 추구하고 있다.

개개인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유사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특히 정부 통제하의 의료전달체계는 각 의료주체별 제 기능을 올바로 수행하게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제기된다.

또한 이 체계가 낙후된 의료 시설과 재정적 제한, 의사 병원간 영역분쟁 및 개원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 등의 혼란한 의료체계에서 의료인과 정부의 재정적, 체계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할 것이라는 기대도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의 하향평준화와 국가의 보건의료비 재정 한계, 의료에 대한 국민의 불신 등이 사회의료체계 하에서 발생될 수 있다는 반론 역시 끊임 없이 일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사회의료체제 하에서는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자해도 의료보험법상 이를 금지하고 있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가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게 된다”며 “형평성에 집착한 나머지 양질의 진료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최저 수준의 진료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한때 재정 부족으로 전국적으로 4천병상이 폐쇄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100여명이 넘는 대기자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울산의대의 한 교수는 “의료의 하향 평준화는 결국 각 나라의 국민들에게 자국의 병원 치료 수준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갖게 하며 이는 병원과 의사들에 대한 반감과 불신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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