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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DRG 넘은 김재정회장 내년 수가는
[ 2003년 11월 06일 01시 57분 ]
내년도 수가 인상 폭을 결정하는 정부와 의약계간 협상이 시작됐다. 정부와 의약계는 이미 자신들의 목표치를 공개한 상황이다. 하지만 양측이 내건 수치는 근접할 수 없을 만큼 간극이 너무 큰 실정이다.
복지부는 3% 이내를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10%, 병협은 25%를 요구했고 약사회 역시 26%의 인상을 피력했다. 단순히 한 자릿수와 두 자릿수상의 차이로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상 범위을 설정하는 기준에 대한 양측의 시각 편차다.
복지부 방침은 불가항력적인 변수를 제외하면 현재로서 3%대가 마지노선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거리가 먼 상당한 목표를 내세운 의약계가 과연 어느 정도 선에서 내년도 수가 인상안을 이끌어 낼지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대목서 주목되는 것은 의협 김재정 회장의 재등장과 그의 역활론이다. 김 회장은 과거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참여 경험이 있다.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80% 이상을 점하는 주축이 되는 단체도 의협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수가협상은 복지부와 의협의 조율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회장는 평소 내년 수가는 두 자릿수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주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언은 하지 않았지만 공개적인 석상에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의료계, 특히 개원가는 경기불황에 따른 여파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의사들이 많아졌다. 일선 개원가에서는 물가인상도 반영하지 못하는 수가인상률에 벌써부터 불만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지난해는 실질적으로 수가가 인하됐다고 생각하는 측면도 개원가들의 불만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회장이 이번 수가 협상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김 회장은 취임 후 난제였던 참여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DRG를 저지함으로써 의료계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했다. 일부 폄하하는 세력도 있지만 DRG 저지는 의료계로서는 예상보다 큰 소득이다.
DRG 파고를 넘은 김 회장의 다음 과제는 내년도 수가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수가인상은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 의협 내부서도 10% 인상은 그렇고 7~8%만 해도 최대한 선방한 것이 아니겠냐는 전망이 제기될 정도로 조심스럽다.
더욱이 시민단체의 거센 압력을 받고 있는 김화중 장관과 정부가 DRG에 이어 이번에도 의료계에 밀렸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의협, 아니 김재정 회장의 희망은 단지 희망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열흘 정도 남은 수가협상의 과정에서 김 회장이 어떤 주사위와 카드를 던질지 이를 막는 정부의 방패는 어떤 모습을 띨지 자못 궁금하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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