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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의료강화 · 완전개방형 시장 '과제'
[ 2003년 11월 06일 18시 01분 ]
최근 모 일간지에서는 '아시아 의료허브 싱가포르'의 의료 현황과 제도에 대해 집중 조명, 전 의료계에 자유의료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그 외에도 경제특구와 의료시장 개방, DRG 전면 적용 및 의약분업 재평가 등에 대한 논란은 과거와 현재의 국내 의료제도를 되짚어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유의료제도의 국내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등 이견이 분분한 상태로 조만간 의료계 최대 현안으로 이 문제가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자유의료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과 통제 의료의 대명사인 영국, 현재 국내 의료제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되고 있는 일본 등의 현재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 선진국들의 사례와 국내의 찬반 논란 등에 대한 4회의 고찰을 통해 ‘사회의료’와 ‘자유의료’의 기로에 서있는 현 의료계의 갈길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1회]‘통제인가 자유인가’ 한국의료 岐路
[2회]美·英·日의 의료제도 고찰
[3회]자유의료-사회의료 찬반 논란 조명
[4회]국내 의료계가 나아갈 길은?


국내 의료체계 한계-변화 국면 명백

현재 국내 의료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최근 세계적 컨설팅사인 매킨지가 ‘한국 의료개혁 2010’를 통해 현재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저수가와 저급여 의료보험제도에 눌려 환자와 의사 및 병원, 정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에서도 이를 명백히 엿볼 수 있다.

환자는 저급여 의료보험제도로 인해 고가의 검사비 등 의료비의 50~60%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며 의사와 병원 역시 저수가 정책을 이유로 이윤 창출을 위해 적정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건보재정의 악화로 매년 보험료를 올리고 부당청구를 물색하는 등 지출을 감소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보험재정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 병원을 유치하게 되면 의료 시장이 개방될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국내 병원들이 지금과 같이 주차료나 병실료 등으로 적자를 메워가는 현 상황에서 밀려들어오는 외국 의료 시설과 경쟁할 수 없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기반 조성 잘하면 최대강국” 희망적

그러나 희망적이게도 매킨지 보고서는 “이제 걸음마 단계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지금부터 밑그림을 잘 그린다면 10~20년 후에는 세계 최첨단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변화의 시점을 맞이했다면 그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앞서 살펴본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의료체계에서도 변화의 모습을 감지할 수 있다.

미국은 수차례 전국민을 포괄하는 NHI를 도입하고자 했으나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해 점증적인 개혁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16.1%에 달하는 보험비가입자를 위한 ‘포괄적 재난의료보험’을 적용 중이다. 하지만 비보험자는 병을 키워야 하는 기이한 의료제도라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도 4천병상이 폐쇄될 정도의 재정난과 많은 대기자 문제의 해결 등을 위해 ‘NHS 내부시장’을 도입했으나 오히려 정부의 통제력만 강화시켰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최근 리콴유싱가포르 선임장관이 “영국 무상 의료제도의 폐단이 드러나고 있다”고 맹비난한 사례를 통해서도 아직 이러한 문제점들이 현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잘못 시작한 의료체계 변화에 따른 폐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공공성을 무시할 수 없는 의료의 특성상 어떠한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해나가느냐에 따라 그 성패의 차이가 큰 양극단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현 국내 의료계는 변화의 첫 걸음을 어떻게 내딛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차의료강화․ 완전개방형 시장 ‘과제’

문제는 시장지향적 요소와 사회지향적 요소를 어떻게 혼재시키느냐에 있다.

현재 이 같은 과정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의 경우 미국의 시장경제 의료에 대해 사회보험방식에 의한 의료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경쟁원리와 주식회사병원의 도입 및 각종 규제 완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상계백병원 박상근 교수는 “일본이 보험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추구하고 있는 각종 규제개혁 등은 통제의료로부터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자유의료 쪽으로 기수를 돌리고 있는 것이며 이 방향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의료체계 변화에 대한 논의는 완전개방형 자유의료시장 도입에 1차의료의 강화라는 통제적 요소를 혼재시키는 수준에 와 있다.

심각한 건보재정난을 해소하고 의료시장 개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완전개방형을, 통제의료하에 있으면서도 혼란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1차의료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는 “1차 의료의 강화 없이는 국민의료비를 절감하기 어려우므로 최근 그 기반이 약해지고 있는 1차 의료에 대한 적극적 확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또한 소비자 선택과 의료기관간 경쟁을 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완전개방형 의료시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문 교수는 “그 밖에도 의료 질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의료소비자를 위한 정보제공 기능 등도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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