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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학병원 은행대출로 급여
[ 2003년 11월 10일 11시 44분 ]
국내 대학병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분업 이후 경영난이 장기화되면서 각 대학병원마다 고강도의 경영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쉽사리 불황의 그늘이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10일 병원계에 따르면 장기화된 경영난으로 경쟁력을 잃은 대학병원들이 작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물론 일부 병원의 경우 임금지급을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퇴직 통한 인력 구조조정 확산

현재 서울지역 주요 대학병원에서 가장 흔히 눈에 띄는 현상은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다.

이미 고려대를 비롯해 경희대, 이대 등의 병원에서 희망명예퇴직 방식으로 직원수를 줄이고 있으며, 이들 대학병원 외 2∼3곳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들이 이처럼 경영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명예퇴직을 통한 인력감축이란 방법을 택한 것은 의료원 전체비용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탓이다.

최근 병협 병원경영연구원인 대학병원을 포함한 전국 22개 종합전문요양기관을 대상으로 2001년과 2002년 경영실태비교조사<표 참조> 실시한 결과, 의료비용 중 인건비는 2001년 526억원에서 2002년 565억원으로 7.4%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 평균 의료수익은 1157억원에서 1218억원으로 5.3% 증가에 그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001년 발간한 '2000년 병원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종합전문요양기관의 평균 인건비율의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 대학병원 중 상당수가 장기근속자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원의 인건비 부담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각 병원들이 외부 경영컨설팅이나 자체 경영진단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솔직히 해결방안은 이미 나와있다"며 "희망 명예퇴직 등을 통해 인건비 부담이 높은 직원들의 퇴사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최근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한 대학병원의 경우 40여명 이상의 직원이 한꺼번에 퇴직해 50억원 이상이 퇴직금이 지급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인건비 절감효과를 감안하면 오히려 부담을 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은행서 대출받아 월급 지급

요즘 대학병원들의 외형상 두드러지는 특징은 신증축을 통한 외형확장이다.

현재 연세의료원을 비롯해 가톨릭의료원, 고대의료원, 경희의료원, 중앙대의료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새병원을 신축하거나 새병원 건립을 계획중이다.

병원들이 이처럼 몸집 부풀리기에 나선 주 요인은 신규환자 유치를 통한 경영수익 증대와 함께 현재 급물살을 타고 있는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베적이다.

그러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확장을 추진하다 보니 일부 병원들은 사업비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을 추진, 부채비율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A대학병원의 경우 지난해 산하병원 신축을 위해 은행을 통해 백억원 가까운 돈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들이 이처럼 무리하게 외형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경쟁력을 잃은 대학병원 중 일부는 어떤 식으로든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이라며 "때문에 많은 대학병원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외형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자 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직원들 임금지급을 위해 은행대출을 받는 곳도 생겨났다.

서울 B대학병원의 경우 최근 직원들의 임금지급을 위해 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의료원 산한 한 병원에서 직원들의 임금지급을 위해 은행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며 "또 다른 산하병원의 경우 임금이 밀려 그 다음달 두 차례에 나눠 임금을 지급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종합전문요양기관 병원경영수지 현황, 병협 병원경영연구원>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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