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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안된 의료기기 국민 건강 망친다
[ 2003년 11월 12일 14시 04분 ]
서울에 사는 J모씨는 지난 2000년 초부터 경추추간판탈출증으로 고통을 겪어왔다.

그러던 어느날 J씨의 어머니가 `누워만 있으면 통증이 치료된다'는 某의료기기업체의 광고전단지를 보고 치료기 홍보관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았다가 전신마비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얻었다.

결국 J씨는 이 의료기기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최근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J씨의 경우처럼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의료기기를 마치 모든 질병에 만병통용되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하는 사례가 급증,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허위·과대광고 업소 전국 곳곳서 적발= 올 들어 개인용 의료기기 제품을 판매하면서 허위·광대광고를 해오다 식약청 단속에 적발된 업소는 수백 곳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케이블TV의 홈쇼핑을 통해 허위 과대광고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부산식약청은 최근 개인용 의료용구 및 동절기 수요가 많은 전기매트류 등 공산품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불법 허위·과대광고 등 약사법 위반업소 30개소를 적발했다.

부산식약청에 적발된 업소들은 개인용조합자극기, 온열치료기, 부항 등의 허가 받은 효능 효과는 혈액순환 개선 및 통증완화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암' 등에 효능 효과가 있는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허위표시 및 과대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도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약 1달간 홈쇼핑, 케이블TV, 신문 등 광고매체를 통해 무분별한 허위·과대광고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의료용구 20개소를 적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서울지방식약청은 지난 8월 TV홈쇼핑를 비롯해 인터넷쇼핑몰, 일간지에서 판매·광고중인 화장품, 의료기기 및 공산품에 대한 집중 점검을 허위·과대광고 업체는 물론 무허가 의료용구 판매, 의료용구로 허가받지 않은 제품을 마치 의료용구인 것처럼 속여 판 업소를 대거 적발했다.

이밖에 광주식약청도 올해초 지역케이블 TV의 홈쇼핑을 통해 의약품 및 의료용구에 대한 허위·과대광고 행위를 특별 단속한 결과, 허가받지 않은 사항을 허위·과대광고 한 6개 의료용구업소를 적발 행정처분 조치를 내렸다.

식약청 뿐만 아니라 공정위도 의료용구 허위·과대광고에 대해 직권실태조사의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올 해초 건강관련 상품정보에 어두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매트가 갱년기 장애는 물론 고혈압, 협심증 등 각종 질병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처럼 부당 광고행위를 한 의료기기업체등 11개 업소를 적발,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옥매트 사용하면 심장병도 고쳐요!"= 개인용 의료기기 제품의 허위·과대광고 유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허가받은 사항 이외의 내용을 광고하는 것이다.

최근 부산식약청에 적발된 경기도 소재 B업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용구인 BTM-6000(개인용조합자극기)을 판매광고 하면서 허가 받은 효능 효과(혈액순환 개선 및 통증 완화) 이외에 '당뇨병 등 성인병 치료, 세포부활작용, 혈액정화작용, 자율신경 역력증진작용 등'의 효능 효과가 있는 것처럼 선전했다.

또 전남 강진군 소재 B업체는 의료용구인 '다기능온열치료기'를 판매하면서 '심장병·방광염·중풍치료 등에 의학적 효능·효과가 있다'고 허위·과대광고했다.

광주시 소재 S업체는 가정용 의료기기로 유명한 S사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마치 콩팥·당뇨·폐·기관지·뇌질환·디스크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하다 식약청에 적발됐다.

허가받은 사항 이외의 내용을 부당광고하는 업체는 그나마 다행이다. 일부 업체들은 의료용구와 전혀 상관없는 공산품을 마치 의학적 치료효과가 지닌 의료용구로 속여 파는 곳도 생겨났다.

대전시 소재 C업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산품인 '00옥매트'를 판매광고 하면서 이 제품이 부인병은 물론 심장병에도 의학적 효능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해오다 약사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수백개 업체 난립…허가규정 안지켜=건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정에서 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개인용 의료기기 제품 수요가 급증하자 업체들의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건산업기술동향 가을호'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중 개인용 의료기기 생산액은 지난해 3095억원을 기록, 전체 생산액중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생산품목별 업체 수에서도 가정용 의료기기 업체는 총 355곳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문제는 상당수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의료용구 판매시 취득해야할 허가사항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업체간 과당경쟁이 일면서 허위·과대광고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용 의료기기의 주소비자가 관련 정보에 취약한 노인이나 부녀자라는 점을 악용, 업체들이 고의로 허위·과대광고를 펼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자 의료계에서는 개인용 의료기기나 건강보조기구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의료기기라 하더라도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지도로 사용토록 규정돼 있다"며 "그러나 실제 일반인들이 사용할 경우에는 이 같은 규정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일반인에게 인기가 높은 '개인용온열기'나 피부자극등에 사용하는 '의료용바이브레이터'의 경우 2등급 의료용구로 지정돼 있다"며 "이 제품 역시 의사의 처방·지도 아래 사용토록 규정돼 있지만 이같은 구정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 잘못된 사용으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식약청도 개인용 의료기기 제품의 허위 과대광고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펼치는등 적극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식약청 관계자는 "의료기기의 부당 표시·광고 및 소비자 기만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처벌도 병행키로 하는 등 업계의 과열경쟁 및 허위·과대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료용구를 구입할 경우 식약청에 허가 여부 및 효능·효과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모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 "(전위치료기가)…난치성 질환에도 개선작용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고 소개>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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