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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화이자의 당당함 그 결과물은
[ 2003년 11월 16일 13시 36분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저실거래가제도가 우여곡절 끝에 종지부를 찍은지 두달여가 지났다.

복지부는 최저실거래가제도의 비현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약가조사를 통해 적발된 132개 제약사 980품목에 대해 약가 인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제약사들의 대대적인 소송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국 한국화이자의 단독 소송제기로 조금은 싱겁게 최저실거래가제도에 의한 파장이 마무리되고 있는 요즘이다.

39개 품목이 포함돼 최저실거래가제도의 최대 피해자라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한국화이자의 단독 소송은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독아벤티스나 GSK, 한국노바티스 등 타 제약사들도 결코 적지 않은 품목이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됐지만 소송 제기를 꺼리고 있다.

"복지부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게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약가인하 조치가 취해지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불만은 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복지부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누가 자기 목에 방울을 달겠느냐?"란 식의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화이자의 단독 소송은 '소신있는 결정'으로 평가 받고 있다.

화이자 관계자는 "복지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염려하기 보다는 원칙을 고수한 회사의 경영논리에 입각해 소송을 결정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도 후환(?)이 두려워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온 게 지금까지 제약계 현실임을 부정할 사람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정부 정책이 부당하다면 최대한의 권리구제수단을 동원해 당당한 목소리를 제기할 수 있는 두둑한 배짱을 이젠 제약계도 갖춰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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