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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肺 건강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2003년 11월 17일 09시 44분 ]







평균 연령 73세. 8인조의 국내 최고령 보컬밴드인 '실버밴드'가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서 주최하는 '제 1회 폐의 날' 행사에 COPD 홍보대사로 초청 받았다.



"홍보대사 그거 유명한 연예인들이 하는 거 아닌가? 이 나이에 이렇게 스타가 되다니 가문의 영광이지 하하하"
어르신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데, 이제 유명세까지 얻게됐다며 싱글벙글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장담하는 '8인의 실버밴드'. 그들의 즐거운 비명소리를 따라가보자.[편집자주]



할아버지, 할머니와 음악이 만났을 때



연습을 시작하기전, 모두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악기를 매만지며 소리를 내보기 바쁘다. 곧이어 최창균 단장의 키보드 소리를 신호로
'울고넘는 박달재'의 구성진 가락이 강당안을 가득 매운다.




다섯곡쯤 연주가 끝나자 단원들은 저마다 흐르는 땀을 닦기 바쁘다. 연습시간은 꼬박 2시간. 연습 도중 잠시라도 자리를 뜨는 단원은
아무도 없다. 마지막 연습곡은 '칼멘 서곡', 그러나 이번 만큼은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자꾸만 섹스폰 소리와 키보드 소리가 맞지 않는다. 실수를 할때마다 최창균 단장은 어김없이 연주를 중단시키지만 심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들 웃음부터 터진다. 결국 다섯 번을 시도한 끝에 실수없이 연주를 끝낸다. "연습은 실전같이, 실전은 연습같이! 우리라고
예외겠어?"





창단 2년 5개월, "치아가 흔들릴 정도로 연습했다"





실버밴드가 결성된 것은 2001년 5월, 일산 노인복지관측의 요청을 받은 최창균 단장(78세)이 왕년에 해군 군악대시절, 함께 활동했던 단원들을 모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여기에 평소 연락을 하고 지내던 대학교 후배(서울대 음대) 한 명과, 노인악단 창단멤버가 가세했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여성악단
세븐 시스터즈의 멤버를 홍일점 기타리스트로 영입, "7인의 실버밴드"로 창단했다.



창단 초기 모두들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배길 정도로 맹연습이 이어졌다. 트럼펫 주자인 은발의 신사 박정근씨(77세)는 "창단
초기,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치아가 다 흔들릴 지경이었다"며 당시를 회고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창단 다섯달만에 '노인여가활동 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고 2년후 드럼주자가
어여쁜 할머니로 바뀌고, 섹스폰 주자가 한 명 더 늘어 지금의 '8인의 실버밴드'가 됐다.





실버밴드, 건강의 비밀 코드



실버밴드에서 색스폰 주자 조선장씨는 올해 78세, 트럼펫 주자 박정근씨는 그보다 한 살 적은

77세다.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담배와 관련한 이야기라면 드럼주자인 조병진씨도 할 말이 많다. 조씨의 남편은 몇년전 중풍으로 쓰러졌다.



주치의의 권유로 담배를 끊고 재활치료를 열심히 한 덕분에 남편은 거의 회복됐다. 다른 단원들도 담배를 피우지 않기는 마찬가지.



이렇듯 "금연"이 이들의 건강과 열정을 지켜주는 비밀코드였던 것이다.



'제 1회 COPD 홍보대사'로 선정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키보드 주자인 우서규씨(67세)만이 여전히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 동료들은 이번 폐건강 홍보대사 선정 기념으로 그에게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노령화 사회의 신인류, 오팔족의 선두주자



마치 작은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색깔을 간직한 오팔은 10월의 탄생석. 황혼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을 상징함에도 불구하고 찬란한
빛깔을 내뿜는 오팔은, 노령화사회의 신인류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힘있고 도전 정신으로 충만한 OPAL족(Old People with Active Life)이 그들이다.



오팔족의 가장 큰 특징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빛바래지 않은 열정. 기타리스트 지연영씨(69세)는 요즘도 연습이 없는 날이면,
집에서 틈날때마다 신곡 악보를 받아
적는다.




그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대학축제에 초대받고 싶어, 보란듯이, 젊은이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꿈이 있는 자는
쇠락하지 않는다.



8인의 실버밴드, 그들이 지금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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