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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료정보시스템, 공짜는 없다
[ 2003년 11월 18일 03시 50분 ]
옛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오죽하면 죽는 줄도 모르고 양잿물을 마신다할까.

뜬금없이 공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최근 들어 병원계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의료정보시스템 때문이다.

국내 병원계에 의료정보시스템 도입 열기가 확산된 것은 지난 99년말 PACS에 대한 보험급여가 인정되면서 부터다. 또 의약분업이 시작되고 병의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첨단 의료정보시스템이 병원 경쟁력의 상징으로 대변되면서 최근 1∼2년 사이에 그 보급률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당연히 업체들도 호황을 맞았다. 첨단 의료정보화를 진두진휘했던 PACS 업체들의 매출이 급속히 늘어났고, 일부 업체들은 성공의 상징인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는 등 호시절을 구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업체간 저가 출혈경쟁이 심화되자 상당수 회사들이 '빚좋은 개살구' 꼴이 돼버렸다. 매출에 비해 수익이 극히 저조하거나 아예 적자 구조가 만성화돼 버렸다.

병원들도 업체간 저가 출혈경쟁을 즐기듯 기술평가는 제쳐두고 싼값을 부르는 업체에 사업을 맡겨버린다. 결국 의료정보 업체 상당수가 열악한 수익성으로 인해 채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툭하면 위기설이 나돈다.

의료정보시스템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장치이다. 한번 설치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주고 유지보수를 해야한다.

이 역할을 담당하는 의료정보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어쨌든 싼값에 시스템을 구축해 최대한 오랜 기간 동안 공짜 유지보수를 받으려 하는 병원의 관행 때문이다.

저가 공급에 장기간 무상유지보수 관행이 고착화되면 업체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마침내 경영난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업체가 쓰러지면 의료정보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은 장담할 수 없다.

결국, 그 피해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자명하다. 공짜란 없는 법이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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