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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기록協 "복지부가 우리를 토사구팽"
[ 2003년 11월 19일 13시 00분 ]
"복지부의 암관리법시행령(안)은 지난 20여년간 묵묵히 병원 암등록 사업을 도맡아온 의무기록사들을 '토사구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대한의무기록협회 서순원 회장>

19일 열린 '암관리법 시행규칙(안) 입법의 문제점에 관한 공청회'장은 수백명의 의무기록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공청회를 주최한 대한의무기록협회는 당초 참석인원을 100여명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공청회장에는 그 배가 넘는 인원이 참석해 암관리법시행규칙(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암관리법시행령·시행규칙' 뭐가 문제인가= 의무기록사들이 이 시행령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규정안 별표에 담긴 '전문인력'이라는 단 하나의 단어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암 관련 정책을 국가에서 수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암관리를 수행하기 위한 근거법으로 '암관리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리고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지난 8월 '암관리법시행령·시행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지부는 이 시행령(안)에 '중앙암등록본부 및 지역암등록본부의 시설·장비 및 인력 기준' 규정과 관련 △암등록통계사업의 기획·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장비 및 인력을 갖출 것과 △암등록통계사업의 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장비 및 전문인력을 갖출 것을 명시해 놓았다.

이 대목이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80년부터 정부 주도 하에 47개 전공의 수련병원을 참여시켜 암등록 사업을 시작했고, 그 이후 줄 곳 병원 암등록 업무를 전담해왔던 직종이 바로 의무기록사들이다.

때문에 의무기록사들은 암관리법시행령안에 당연히 '암등록통계사업의 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장비 및 의무기록사 등 전문인력을 갖출 것'으로 명시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복지부는 의무기록사들의 이러한 믿음을 저버리고(?) 뜬금 없이 '전문인력'이라는 애매한 문구를 집어넣은 것이다.

▲'의무기록사등 전문인력 둘 것'으로 명확히 해야= 이날 열린 공청회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시키고, 나아가 관련법안에 의무기록협회의 의견을 개진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공청회 주제발표자로 나선 문형식 변호사(한백합동법률사무소)는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시행령'에는 암등록통계업무는 의무기록사의 기본적인 의무이고, 의무기록사가 아닌 자의 암등록 통계 및 자료 업무에 관한 관여는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복지부 시행령안에는 막연히 전문인력이라고 표시해 마치 의무기록사 이외에 다른 전문인력이 있는 것처럼 모호하게 기재해 혼선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문 변호사는 "법령 제정시 이처럼 막연한 표현을 사용하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인력 또는 전문인력이라는 막연하게 기재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따라서 이 부분을 '의무기록사를 둘 것'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주제발표자인 최행정 의무기록협회 암등록위원장은 "암등록 통계사업과 관련 전문인력은 의무기록사로 명시해야만 암등록자료의 충실도와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만일 병원에서 의무기록사가 암등록 조사자료를 등록해주지 않는다면 막대한 인건비와 관리비를 들여 지역암등록본부에서 직접 병원을 방문해 조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배훈식 한림대성심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과장과 양정현 대한암학회 부회장도 '전문인력'이라는 막연한 표현보다는 '의무기록사 등'으로 대체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 참석키로 돼 있던 안소영 복지부 암관리과장은 불참했다.

▲"복지부안대로 가면 의무기록사들 손놓을 것"=암관리법시행령·시행규칙(안)에 대한 의무기록협회와 의무기록사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암등록 업무가 의무기록사의 전문영역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해야된다는 법규정도 없고,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해왔던 것인 만큼 법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할바에 차라리 관련업무에서 손을 놓을 수도 있다는 각오다.

의무기록협회 서순원 회장은 "복지부에서 시행령·시행규칙을 만들기 전에 협회쪽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았다"며 "만일 의무기록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지 못한다면 복지부가 추진하려는 암 예방 및 진료, 연구사업 등의 암 관련 정책수립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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