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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사 진료권과 환자 알권리
[ 2003년 11월 26일 00시 16분 ]
의료기관 간판 논란이 몇 개월째 개원가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논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환자의 기본권이나 불법간판에 대한 자정
노력은 찾아볼 수 없고, 전문의와 비전문의간 영역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의료법 시행규칙상 특정진료과목이나 질병명을 의료기관 명칭
으로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전문의에 한해 의료기관 명칭 표시판에 전문과목을 표
시할 수 있다.

그러나 ○○클리닉이나 전문의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없는 교묘한 불법간판들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사면 모든 진료를 할 수 있지만 의료관련법은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간판과 관련된 규제장치를 두고 있으며 대다수 개원의들은 이를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 공포되면서 간판 문제가 특정 전문의와 비
전문의 갈등 문제로 비화됐다.

의약분업과 건강보험 재정난, 신규 의사의 급증 등으로 보험비중이 높은 개원의들
은 자구책으로 성형외과나 비만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게 사실이며, 이로 인
해 전문의와 비전문간 영역싸움이 불거진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전문의가 마치 전문의인 것처럼 '의원' 글자는 보이지 않을 정
도로 작게 쓰면서 특정 진료과목을 크게 기재해 ○○성형외과, ○○피부과로 오인
될 수 있는 간판을 마구 내거는 현실을 합리화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들 간판 관련 규정들은 정부와 의사, 의사와 의사, 의사와 국민간 맺은 하나의 약
속이란 점에서 합법적인 의료기관 명칭 표시의 범위 내에서 진료권을 행사해야 하
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일부 특정학회가 자기영역을 고수하기 위해 비전문의나 일반의의 학술대회 참여나
준회원 가입을 차단하고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간판과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의료법 시행규칙을 다시 개정해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의료기관 명칭크기 만큼
완화한다손 치더라도 이들 불법간판은 양성화될 수 없는 것이다.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제한하는 것이 진료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면 의료계가 합리
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드시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환자의 권리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정도를 벗어난 불법간판
에 대한 자정노력이다. 이것이 배제되면 정부와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의료계가 이들 불법간판문제를 묻어둔 채 무한 진료권을 요구한다면 대국민 의사
이미지 제고는 모래성쌓기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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