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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TV프로, '藥'인지 '毒'인지
[ 2003년 11월 27일 11시 14분 ]
"(진행자) 아토피를 갖고 계신 분들, 많이 긁게 되는 피부...효과가 정말 좋을 것..."
"(출연자) 정말 심했었는데...바른지 1주일 지나면서 너무 좋아졌어요."
"(출연자) 몇번 발라보니까...효과를 많이 봤고..."
"(진행자) 아토피의 가려움증을...굉장히 완화시켜주는 제품…"


위의 대화내용은 지난달 국내 대표적인 홈쇼핑TV에서 제품 판매를 위해 방송된 내용이다.

이날 방송에서 홈쇼핑측은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을 홍보하면서 '아토피에 효과', '가려움증 완화' 등 의약품으로 오인케하는 내용을 방송해 결국 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이처럼 홈쇼핑 전문TV나 지상파방송에서 방영되는 의료·건강 관련 프로그램중 상당수가 의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기정 사실로 오해하게끔 내보내 그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심의위원회로부터 의료행위나 의약품 등과 관련 '경고' 혹은 '주의' 등의 제재를 받은 방송 프로그램은 30여개에 달했다.

의약품이나 의료용구와 관련된 방송 내용 중 '객관성(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방송에 내보내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도 20여개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위로부터 주의나 경고 등의 제재를 받은 내용중 상당수는 특정 질병의 예방법 및 치료법에 대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와 관련된 특정 제품을 자세하게 소개해 간접광고 효과를 기대하도록 했다.

특히 일부 방송에서는 의약외품을 마치 의학적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방송에 내보내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사례가 빈번했다.

모방송에서는 '은' 관련 제품 생산업체 사장이 직접 출연해 은물을 먹고 암이나 각종 질병이 완치된 사례를 소개, 은을 의약품으로 혼동하거나 은의 의학적 효능 등에 대해 과신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해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11월 현재까지 '의료행위' 등을 이유로 제재조치를 받은 15개 프로그램 중 천연식품이나 한방재료와 관련된 방송이 50%를 넘었고, 한의원과 관련된 내용도 빈번했다.

실제로 P한의원원장은 모방송에 출연해 호흡기 및 피부질환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편강탕'의 효능과 관련 "편도선염, 폐렴, 천식, 비염 등의 질환 전부를 예방하고 치료한다"는 근거없는 내용을 설명, 해당 프로그램이 제재조치를 받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방송위는 최근 11월 한달간 지상파 3사의 '의료·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 심의에 들어갔다.

방송위의 집중 심의 대상은 ▲각종 치료법과 시술장면을 소개하는 내용 ▲단정적인 진단이나 처방 등으로 시청자를 과신하게 하거나 불안하게 하는 내용 등이다.

방송위는 "각 지상파방송에서 의학계에서조차 검증되지 않았거나 학회(지) 등에 소수 학설로 발표된 시술법 등을 최신 치료법으로 소개하는데 따른 역기능 우려가 높다"며 "일부 방송에서는 특정 질병 전문의가 출연해 단정적인 진단이나 처방을 하는 내용이 방송돼 사실상 해당 의사나 소속 병원에 광고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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